[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대화를 잘하는 방법
A선임은 입사할 당시 면접에서 모든 면접관에게 100점 만점을 받았다. 3명의 면접관이 A선임의 발표와 대답은 감동이라고 할 정도였다. 전략팀에 배치된 A선임은 회사의 중요 발표와 사내 강사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분량이 많은 보고서를 알기 쉽게 설명하거나, 복합 이슈의 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 설명을 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이 특별히 소통에 대해 공부를 했거나, 소통 과정을 이수한 것도 아니다. 누가 하면 갈등 상황이 바로 종결되고, 누가 하면 아무 일도 아닌 일을 갈등 상황을 만들어 복잡하고 피곤하게 한다. 이 둘의 대화법에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말 잘하는 사람의 특징
말을 많이 한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다. 성당의 모임이나 어르신들이 모인 장소에 가면 장황하고 길게 대화를 독식하는 분이 있다. 처음에는 들어주려고 노력하지만, 시계를 보다가 더 길어지면 조용히 자리를 피한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힘들게 된다. 말 잘하는 사람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② 듣는 사람의 성숙도에 맞춰 전달 내용과 방법을 다르게 설계하고 말한다.
③ 짧게 짧게 이야기 한다.
④ 상대의 이해, 공감을 확인하고, 실천하도록 대화를 이끌어간다.
특징 1.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팀장이 퇴근 임박하여 부른다. CEO 지시 사항이라며 전 직원 대상으로 기본 예절 교육을 실시하라고 한다. 전 직원 기본 예절 교육을 왜 하며, 전 직원에 팀장과 임원이 포함되며, 기본 예절의 내용이 무엇이고, 언제부터 하느냐 물으니 알아서 하라고 한다. CEO가 이렇게 지시했다고 한다. 팀장이 무슨 교량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을 함에 있어 얻고자 하는 바, 바람직한 모습, 큰 틀, 추진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 없이 모호한 내용을 지시하면 담당자는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다. 담당자가 방향을 정하고 내용과 방안을 수립해 소설을 쓰듯 추진 계획서를 제출한다. 팀장이 하는 일은 틀을 수정하고 오탈자 확인하는 것이라면 실행이 될 이도 없지만, 실행해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없다. 말 잘하는 사람은 이야기하는 내용, 얻고자 하는 바, 결과물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 상사라면 담당자가 확실하게 파악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지시를 내려야 한다.
특징 2. 듣는 사람의 성숙도에 맞춰 전달 내용과 방법을 다르게 설계하고 말한다.
손녀가 이제 26개월이다. 말을 듣고 제법 따라 한다. 하지만, 말의 의미를 아는 것이 아니다. 26개월된 아이에게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가능할까? 듣는 사람의 지식, 경험이나 경력, 자격이나 기술, 성격 등을 고려하여 그에 맞도록 내용이나 방법의 체계를 세워 대화해야 할 것이다. 상대의 수준이 낮으면 알아들을 수 있게 쉽고 평이한 용어를 사용해 대화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듯, 대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특징 3. 짧게 짧게 이야기 한다.
말을 시작하면 장황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선배가 있다. 대화를 시작할 때는 분명 A주제였는데, 이 선배가 말을 시작하면 A주제가 B나 C주제가 되어 버린다. A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는데, B 또는 C에 대한 주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면 앉아 있는 것이 곤욕스럽다. 선배나 상사라면, 중간에 말을 끊기도 쉽지 않고, 주제가 바뀌었는데 이전 주제를 매듭짓자는 말도 꺼내기 어렵다. 이 선배의 특징은 말을 하면서 매듭을 짓지 않는다. 항상 그래서 등의 접속사를 사용해 길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남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경청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모르긴 해도 1분이 되지 않아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다. 짧게 짧게 이야기하며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분명하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특징 4. 상대의 이해, 공감을 확인하고, 실천하도록 대화를 이끌어간다.
아내는 대화를 하면서 반드시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렇지?” 등의 질문을 하며, 대화 내용을 확인한다. 경청할 때도 반드시 “맞아”, “그래”, “굿~” 등 추임새를 넣으며 관심을 표현한다. 말하는 사람이 자신이 하는 말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 가족과의 대화에서 아내가 말하는 시간은 가장 많지만, 그 누구도 아내가 가장 말을 많이 했다고 느끼지 못한다. 워낙 말을 재미있게 하고, 딸들의 말에 적극적인 대응으로 딸들을 즐겁게 해 주니 아내와의 대화를 너무나 좋아한다.
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말을 많이 하려고, 상대가 이야기할 때 자신이 말할 기회를 잡으려 하거나 할 말을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의 말에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힘을 실어준다. 상대에 대한 인정과 배려가 말 잘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배우게 된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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