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 사살된 이스라엘 인질들, 남은 음식 짜내 ‘SOS’ 썼다

김서영 기자 2023. 12. 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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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천에 히브리어로 도움 요청했으나
군, 하마스 유인작전으로 착각해 발포
이스라엘 군인 ‘교전 규칙 위반’ 인정
이스라엘군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인 사살 인질들의 구조요청 신호. 히브리어로 “도와주세요, 인질 3명”이라 쓰여있다. 이스라엘군은 인질들이 남은 음식을 짜내 이 메시지를 썼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오인 사살한 이스라엘 인질 3명이 남은 음식을 짜내 ‘SOS’(구조 요청 신호)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사건이 벌어진 인근 건물을 수색한 결과 도움을 요청하는 표식이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인질들이 흰 천에 히브리어로 “SOS”와 “도와주세요, 인질 3명”이란 메시지를 썼고, 이를 위해 남은 음식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한 “현장 조사 결과 인질 3명이 도움 요청 신호가 있던 건물에 한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던 요탐 하임(28)과 사메르 탈랄카(22), 알론 샴리즈(26)는 지난 15일 가자시티 세자이야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졌다. 이스라엘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이들은 상의를 걸치지 않은 상태였으며 한명은 흰색 상의를 나뭇가지에 걸어 이스라엘군을 향해 흔들었다.

이를 하마스의 유인작전이라고 착각한 이스라엘군은 이들을 향해 발포하고 ‘테러범’이라고 소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발포로 인해 두명은 즉시 숨졌고, 한명은 부상을 입어 건물로 돌아왔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오인 사살을 조사 중이며, 군인들이 ‘교전 규칙 위반’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이날 장례식이 열린 샴리즈의 형 이도는 동생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버려진 데 이어 사살됐다고 오열했다. 그는 장례식에서 “너를 버린 사람들이 너를 살해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샴리즈의 어머니 디클라는 “너는 지옥에서 70일간 살아남았다”며 “시간이 더 있었다면 너는 내 품에 안겨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숨진 또 다른 인질 탈랄카는 16일 안장됐으며 하임의 장례식은 18일에 열린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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