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한동훈=윤심? 그렇게 안 봐”···성일종 “한동훈 추대 분위기 아니다”

최재형 “김기현 때처럼 대세몰이 하는 건 좋지 않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경기 성남시청에서 열린 ‘교정시설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협약식에서 신상진 성남시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내 일부 친윤석열계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추대하려는 움직임에 반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17일 한 장관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해석에 반박하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 중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진행자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이 나오게 된 게 용산의 의중이 실려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저는 그렇게 안 본다”며 “제가 듣기론 용산이 당의 비대위원장에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지금 여러 가지 나오는 얘기는 사실과 거리가 좀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 장관의 적은 정치경험을 문제 삼았다. 그는 “본인 선거 한 번 안 치러본 분이 선거를 지휘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며 “한 장관은 선거나 정치를 잘 사실은 모르기 때문에 아마 밑에서 해오던 사람한테 다시 의지할 것이다. 우리 당을 끌어온 분들의 틀이나 흐름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그걸 생각해 봐도 한동훈 장관이 오시는 게 도움이 되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한 장관) 본인이 검찰에 계셨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을 전체적으로 지휘한 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본인 스스로가 넘어갈 수 있을까. 그것이 대통령께 어떤 또 부담으로 다가갈 수가 있지 않을까 이런 것들 때문에 사실 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안으로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꼽았다. 이 의원은 “김한길 위원장도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이 비대위원장으로 안 된다는 논리가 도대체 말이 되나”라고 주장했다.

재선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당내 분위기에 대해 “한 장관을 추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 같은) 좋은 자원이 너무 일찍 등판하면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지 않겠나”라며 “그러면 상처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판단을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우리가 21대 (총선에서) 참패했을 때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모셔 왔다”며 “(김종인 위원장은) 중도 확장성이 있고, 정치를 잘 알아 야당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비대위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비대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장은) 중도 확장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갖고 있는 분, 정치를 잘 알면서 야당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분이 누구인지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에 대해서는 “제가 드린 말씀 중에 상당히 부합하는 분”이라며 “다른 의원들은 어떤지 다 함께 의견을 토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형 의원(서울 종로)은 MBC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대통령한테 직언을 할 수 있겠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어떻게 보면 검사동일체 원칙에 익숙하셨던 분들이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면도 있다”며 “그래도 검찰에 있을 때 윤석열 총장을 모시면서 그래도 할 말을 하는 검사는 한동훈이었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지난번에 김기현 당대표를 선출할 때도 그런 분위기로 몰고 가서 결국은 결과가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다”며 “대세몰이 해서 끌고 가려는 모양을 보여주는 거는 썩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