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참치캔만 먹더니 드디어…'역대급 밥도둑' 탄생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참치캔 시장 정체…즉석섭취 가능한 2세대 제품 개발
"4050 주부 넘어 2030까지 잡아야"
전 연령대 인지도 높은 안유진 광고모델로
올해 매출 50억…내년 200억 목표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간편한 식사를 원하죠.”
1~2인 가구 급증, 음식 배달 문화 확산으로 집에서 요리해 먹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자취생들의 단짝인 통조림 소비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내 참치캔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 중인 동원F&B는 지난 8월 2세대 참치 ‘동원맛참’을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카놀라유 대신 참기름을 넣어 ‘따자마자 바로 섭취하는 한 끼 식사’라는 컨셉을 도입했다. 참치캔의 주 소비자인 40~50대 주부에 더해 20~30대 젊은 층까지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해외에서는 참치캔이 이미 한 끼 대용식으로 자리 잡은 만큼 동원F&B는 대용식, 비건식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체된 참치캔 시장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참치캔이 포함된 상온 해산물 제품 시장은 2015년 8500억원에서 지난해 7000억원대 초반으로 규모가 지속 줄어들고 있다.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에 그치는 등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동원F&B는 사람들이 더 이상 많은 반찬을 만들어 먹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했다. 급증한 1~2인 가구를 공략하려면 캔을 따서 바로 취식할 수 있는 간편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1세대 참치는 찌개나 김밥 등 요리 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뚜껑을 딴 뒤에 기름을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기 때문이다.
동원F&B에서 12년간 통조림 개발을 담당한 서아영 동원F&B 식품개발연구원은 2세대 참치를 식재료가 아닌 반찬으로 포지셔닝했다. 혼자 거주하는 20대, 어린아이를 둔 30대 맞벌이 부부 등을 겨냥했다. 대표 제품 ‘살코기 라이트스탠다드’, ‘고추참치’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에 집중했다.
2년간의 개발 끝에 이미 간이 배어있는 참치 통조림 ‘동원맛참’을 지난 8월 내놨다. 서아영 연구원은 “미국 스타키스트, 이탈리아 리오마레 등의 바로 먹는 참치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며 “해외 트렌드에 맞춰 대용식으로서의 참치를 구현하려면 우리나라에서는 밥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참치캔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동원F&B는 이외에도 강력한 매운맛, 고단백, 비건, 저나트륨 등 다양한 ‘3세대 참치’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2세대 참치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밥과 어울리는 참치
서아영 연구원은 ‘밥’과 어울리는 맛을 구현하기 위해 1년을 썼다. ‘고소한 맛’을 내 줄 유지(기름)를 선정하기 위해 전국 참기름 업체 20곳 이상을 수소문했다. 그는 “통조림 제품은 멸균을 위해 고온·고압에서 열처리하다 보니 단백질 변성, 맛 변형, 식감 변형 정도가 크다”며 “열처리를 잘 견딜 수 있는 원물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 원부재료 선정 과정이 다른 재료들에 비해 더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동원맛참의 중량과 맛을 잡는 과정은 추가 1년이 들었다. 밥 한 공기에 참치캔 한 개를 모두 소진할 수 있는 ‘황금비율’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개발 기간 동안은 아침을 거르고 출근해서 밥과 참치를 먹었다”며 “팀원과 먹은 밥만 300공기(210g 기준) 이상”이라고 전했다. 개발팀은 ‘소비자가 무의식중에 뜬 밥 한 숟갈 10g에 참치 4g을 올렸을 때 가장 맛있다’는 결론을 도출해 참치 농도와 소스 배합비 등을 확정했다.
동원맛참의 올해 매출은 50억원으로 예상된다. 내년 말까지 200억원을 올리는 것이 회사 측 목표다.
동원F&B는 아이돌 그룹 아이브 소속 안유진 씨를 재차 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작년 안유진 씨가 동원참치를 주제로 한 한숨챌린지(호흡을 끊지 않고 한 번에 긴 문장을 말하는 것) 광고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400만회를 넘겼다. 동원F&B가 지난 8월 말 내놓은 동원맛참 광고 영상은 4개월 만에 1300만뷰를 돌파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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