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기 본격 폭발하나…건설업계, “중소·지방 건설사들은 존립 위태로운 실정”

김성훈 기자 2023. 12. 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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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견 건설사의 유동성 악화설을 계기로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發) 위기가 본격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건설사들도 PF 우발채무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악영향을 우려해 억눌러놓은 PF 부실이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폭발, 중소·중견 건설사 줄부도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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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만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40건…올해 들어 547건
전년보다 67% 증가…17년 만에 최다이자 13년 만에 500건 넘어

최근 중견 건설사의 유동성 악화설을 계기로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發) 위기가 본격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지방 건설사들의 경우 그야말로 존립이 위태로운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형국이란 지적이 많다. 올해 종합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최다였다.

18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올해 9월 말 기준 134조3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PF 연체율은 2020년 말 0.55% 수준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2.42%로 치솟았다. 또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자체 유효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중 PF 보증이 있는 16개사의 보증액은 합계 28조3000억 원에 달했다. 2020년만 해도 16조1000억 원 수준이었는데, 3년 만에 12조2000억 원이 늘었다. PF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사업비를 빌리는 것으로, 시행사의 PF에 대해 시공사가 사실상의 연대 보증인 신용보강을 한다. 시행사가 부도나면 시공사가 빚을 떠안게 되기에 ‘PF 우발채무’라고 불린다. 일부 전문가는 건설사와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쓰러졌던 2011년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중소·지방 건설사 도산 사태는 이미 시작됐다. 시공능력평가 908위인 광주의 해광건설은 만기가 된 어음을 막지 못해 지난 13일 부도 처리됐다. 지난 1일엔 285위인 경남 창원의 남명건설이 부도가 났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에만 종합건설사 40곳이 폐업을 신고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모두 54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3% 증가했다. 또 500건을 넘은 것은 2010년(503건)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이름이 알려진 건설사들도 PF 우발채무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지난 9월 말 기준 3조4800억 원에 이른다. 보고서는 "우발채무가 자기자본 대비 3.7배 수준으로 과중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태영은 국가가 보증해주는 사회간접자본(SOC) PF 등을 제외하면 2조5000억 원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또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건설 PF 우발채무를 9월 기준 4조97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전체 PF보증 사업장 중 미착공 현장이 차지하는 재무위험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에서 코오롱글로벌에 대해 "미착공 PF 우발채무 규모가 6121억 원인데 현금성 자산은 2377억 원에 불과해 PF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자체 현금을 통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PF 우발채무 증가 등 이유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대주단 협약을 통한 만기 연장으로 부동산 PF 부실을 제어해 온 금융당국 태도가 변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2일과 14일 연이어 ‘자기 책임 원칙’을 언급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악영향을 우려해 억눌러놓은 PF 부실이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폭발, 중소·중견 건설사 줄부도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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