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화 "故이주일, 이리역 폭발로 머리 함몰…그 머리로 날 받쳐줘 살았다"

김학진 기자 2023. 12. 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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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하춘화가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이리역 폭발 사고 당시 고(故) 이주일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하춘화는 "죽다가 살아난 날이라 잊을 수 없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이후 이주일 씨가 서울로 올라와서 재수술을 했다. 그는 나의 생명의 은인이다"라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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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가수 하춘화가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이리역 폭발 사고 당시 고(故) 이주일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7일 방송된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하춘화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박원숙은 "전북 익산에 가면서 하춘화 씨 이야기를 했다"며 46년 전에 일어났던 이리역 폭발 사고를 언급했다.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하춘화는 "죽다가 살아난 날이라 잊을 수 없다"고 기억했다.

하춘화는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9시에 저녁 공연을 시작해서 오프닝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순간에 사고가 발생했다. 전쟁이 났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큰 사고였다"고 말했다.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갈무리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운반한 과정에서 누군가 버린 담뱃불이 옮겨붙어서 생긴 사고였다"며 "폭발사고 후 정신은 있었다. 흙이 나를 집어삼키는 것 같았다. 순간 숨을 못 쉬겠더라. 이곳저곳에서 신음소리가 났는데 그게 더 공포였다"고 떠올렸다.

세상이 암흑천지로 변한 순간 하춘화를 구하러 달려와 준 이는 바로 이주일이었다. 하춘화는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을 것 같다'는 공포감에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주일 씨 였다"고 했다.

이어 "드레스를 입고 있는 상태에서 담을 넘어야 했는데 아래를 봤더니 도저히 뛰어내릴 수 있는 높이가 아니었다. 그걸 본 이주일 씨가 먼저 내려가서 자기 머리를 밟고 내려오라고 했다"고 설명해 모두가 감탄했다.

하지만 당시 이주일은 폭파 사고로 인해 머리가 함몰된 상태였다고. 하춘화의 설명에 모두 충격에 빠졌고, 하춘화는 "머리를 다친 지도 모르고 그 머리를 딛고 내려왔다. 그리고 나를 업고 달려가는데 가다가 넘어지고 가다가 넘어지더라"라고 전했다.

이어서 군산 병원에 도착한 후 이주일은 바로 긴급수술에 들어갔다. 하춘화는 "시설이 열악해서 뇌 수술은 마취도 안 하고 진행했다"며 "울면서 망치로 맞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비참해서 볼 수조차 없었다. 난 어깨 부상으로 상반신에 깁스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후 이주일 씨가 서울로 올라와서 재수술을 했다. 그는 나의 생명의 은인이다"라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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