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키우듯 ‘힘쎈 충남’ 세일즈… 1년 6개월 만에 18兆 끌어왔다[Leadership]

김창희 기자 2023. 12. 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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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ship - 김태흠 충남지사
1호 영업맨 자처하며 8國 돌며
각국 기업인에 직접 설명회도
국내외 126개 기업 투자 유치
한국판 실리콘밸리 ‘베이밸리’
아산만일대 4차산업 거점 추진
순환철도 등 경기와 초당 협력
비전·실행력·소통 리더십으로
지역 넘어 韓 50년 100년 준비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13일 충남도청 집무실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성=김동훈 기자

홍성=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찬란한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고장, 국난의 위기 때마다 선봉에 섰던 충절의 고장, 염치와 체면을 중시하는 양반의 고장, ‘충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충남은 대한민국의 중심지로서 예로부터 영남과 호남으로 통하는 삼남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박정희 정부부터 시작된 강력한 수도권 과밀억제정책과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등을 계기로 입지 환경이 좋은 충남 북부권에 유수의 기업이 새로 둥지를 틀었다. 2021년 기준 충남의 인구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5762만2000원으로 울산(6939만2000원)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17개 시도 가운데 GRDP는 125조 원으로 경기(486조 원), 서울(440조 원)에 이어 3위다. 무역수지는 1위다.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낙수효과를 톡톡히 본 지역이 충남이다. 그동안 충남은 적극적으로 영업하지 않아도 장사가 되는 소위 ‘목 좋은 가게’였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힘쎈 충남’을 표방하며 취임한 김태흠 충남지사는 종전과 다른 접근법으로 충남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김 지사는 국가정책이나 지리적 이점에 기대어 가만히 앉아 손님만 기다리는 구멍가게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가게를 키우고 지방정부 주도의 치밀한 발전 전략으로 파이를 키워서 대기업처럼 성장시켜야 한다는 지론을 틈나는 대로 주장한다. 보수 정치인 출신이지만 진보 진영의 의제였던 ‘탄소중립’을 도정의 핵심과제로 삼아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선포하고 에너지 전환과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있다. 주목받지 못했던 아산만을 화두에 올려 ‘한국판 실리콘밸리’ 격인 ‘베이밸리메가시티’를 추진하며 충남을 넘어 대한민국 50년, 100년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1호 공약 ‘아산만 베이밸리메가시티’ 닻 올려 = 김 지사는 지난해 치러진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6만7350표(7.75%포인트) 차로 전임 양승조 지사를 꺾고 충남도를 이끄는 수장 자리에 올랐다. 2010년부터 안희정·양 전 지사 등 진보 진영이 이끌었던 충남 지방권력이 12년 만에 진영 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3선 국회의원에서 도정책임자로 변신한 김 지사는 취임과 동시에 당선인 시절부터 준비해 왔던 제1호 공약 ‘베이밸리메가시티’를 추진했다. 충남도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베이밸리메가시티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천안·아산·당진·서산 등 충남 북부권과 평택·안성·화성·오산 등 경기 남부권 등 아산만 일대를 대한민국 4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경제 거점으로 육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경기도와 협력을 통해 아산만 일대를 국가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만들자는 것으로 김 지사가 처음으로 개념화해 띄운 사업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충남을 경제 발전의 중심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정당을 떠나 충남과 경기,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초당적 협력을 마다치 않는 김 지사 특유의 선 굵은 추진력과 리더십이다. 단순히 지역 발전뿐만 아니라 협력과 상생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내다보자는 김 지사의 ‘담대한 포부’가 담겨 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앞으로 충남·경기 양도는 9개의 협약과제를 추진하게 된다. 아산만 순환철도 건설, 최첨단 산업벨트 조성, 당진·평택항 대중국 수출 전진기지 육성, 수소에너지 융복합산업벨트 조성, 서해안권 마리나 거점 공동 육성, 해안 지역 국제적 관광지(K-골드코스트) 조성,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공동 대응, 미군기지 주변 지역 지원 확대, 중장기 발전 방향 공동 연구 등을 수행한다.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장담하긴 아직 이르지만 성공할 경우 지역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상생협력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김태흠 “나는 충남 1호 영업사원” = 민선 8기 ‘힘쎈 충남’의 유례없는 투자 유치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전북과의 업무협약식 자리에서도 김관영 전북지사는 충남의 이러한 성과를 에둘러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민선 8기 충남은 1년 6개월 만에 18조 원의 투자 실적을 달성했다.

외국 기업 20개사 3조3416억 원, 국내 기업 106개사 14조4280억 원 규모의 유치로 민선 8기 절반도 안 된 시점에서 이미 민선 7기의 투자유치 총액(14조4836억 원)을 120% 초과 달성했다. 삼성과 코닝, SK온 등 국내외 대기업의 투자는 충남이 신산업과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인 것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성과는 김 지사 스스로 충남의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직접 발로 뛴 결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김 지사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8개국을 방문해 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해 지구 두 바퀴의 거리를 부지런히 돌았다. 지난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충남도 최초로 대규모 해외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유럽 기업인 200여 명에게 투자처로서 충남의 매력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투자 유치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충남을 글로벌 신산업 메카로 만들겠다”고 자신한다.

◇전국 최초 탄소중립경제특별도 선포 = 탄소중립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인 상황에서 김 지사는 지난 10월 6일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경제특별도’를 선포했다. 충남은 전국에서 석탄화력발전소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57기 중 29기가 집중돼 있다. 충남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선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계 및 산업구조에 대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강력한 탄소배출 억제만으로는 기업활동 위축과 지역경제 침체, 일자리 감소 등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탄소중립경제특별도’ 선포는 탄소배출 저감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지역경제 침체 및 일자리 감소 문제를 뛰어넘는 탄소중립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김 지사의 의지가 깔려 있다.

◇김태흠 리더십 3요소는 ‘비전, 실행력, 소통’ = 도정 현안을 풀어가는 김 지사의 리더십은 세 가지 측면에서 주목된다. 첫째, 비전 제시 측면이다. 베이밸리메가시티, 탄소중립경제특별도 등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진 동력을 얻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둘째, 속도감 있는 실행력이다. 아산만 순환철도 건설, 탈석탄, 저탄소 산업 육성 등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재정과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과감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국회의원 시절 강경 보수 이미지에서 탈피해 유연한 소통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베이밸리메가시티의 성공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지사와 당적을 초월해 협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진보 진영 의제였던 탄소중립 정책을 선도하면서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과 협력하고 있다. 탈석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저탄소 신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인 공감과 소통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충남 정무부지사와 국회의원 3선을 거치면서 정립된 그의 리더십 철학이 민선 8기 충남도정에서 어떤 성과를 이끌어 낼지 주목되고 있다.

■ 金 지사는

1987년 JP 도우며 정치 입문… 3선 의원 지낸뒤 충남 출마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남 보령시 웅천읍의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서 3남 4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접했던 역사책 속 영웅과 위인들은 어린 김 지사의 롤 모델이었다. 김 지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를 방문해 연설을 했던 국회의원처럼 정치를 해야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김 지사의 정치 입문은 1987년 공주고 대선배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할 때 청년지원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김 지사는 보령·서천 지역에 3번의 도전 끝에 제19대·제20대·제21대 총선에서 연달아 당선돼 3선 중진의원이 되었다. 당 대변인, 최고위원을 지낸 김 지사는 2022년 4월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으나 충남지사 출마를 권유한 당의 의견을 고심 끝에 수용,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제39대 충남지사로 취임했다.

김 지사는 당 지도부의 의견을 받아들이게 된 것에 대해 ‘정치를 함에 있어 사사로움을 없애고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잃지 말라’는 정치 스승인 고 김용환 의원의 생전 가르침의 결과였다고 술회한다. 충남도정을 책임지는 도지사가 된 김 지사는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지역 현안을 관철시키는 등 선 굵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고 체감도 높은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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