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안세호 "韓영화 톱3 흥행요정? 말이 안 되는 올해"[인터뷰]①
"무명생활 버틸 수 있던 이유…♥이진희와 일 덕분"
"가족들 좋아해도 티 안 내…들뜬 건 나 혼자" 폭소
차기작 수두룩…"카메라와 점점 가까워져, 더 열심히"
2023년 흥행 한국 영화 톱1·2·3위에 모두 출연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배우 안세호가 밝힌 올해의 소회다. 가물었던 한국영화에 봄비를 내린 작품들을 더욱 밝게 빛낸 신스틸러. 안세호는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도 출연해 2023년의 마무리와 2024년의 시작을 쏘아올릴 흥행 요정으로 계속 활약할 전망이다.
안세호는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흥행을 기념해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세호는 지난 달 22일 개봉해 ‘밀수’(514만 명)를 제치고 올해 개봉 한국 영화 흥행톱2에 등극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조연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실화 모티브의 팩션 영화다. 개봉 25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 ‘범죄도시3’를 이을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 등극을 향해 질주 중이다.
안세호는 ‘서울의 봄’에서 군사 반란을 주도한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이 이끈 군내 사조직 하나회에 충성하는 주요 일원이자, 이태신(정우성 분)의 직속 부하인 수도경비사령부 30경비단장 ‘장민기’ 대령 역을 맡았다. 부대로 복귀하라는 이태신의 지시에 항명하고, 하나회의 편에 서며 긴장감을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이다. 특히 반란을 성공시킨 하나회가 축하연을 열며 축배를 드는 엔딩 장면에서, 무대에서 신명나게 춤을 추던 장민기의 모습은 분노한 관객들의 심박수 증가를 더욱 부채질했다며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안세호는 ‘서울의 봄’을 향한 관객들의 열기에 대해 “‘서울의 봄’이 막연히 잘 될 거라 생각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신드롬적 인기를 끌 거라곤 예상 못했다”며 “특히 어린 친구들이 이 영화를 좋아해주는 게 신기했다. 제 SNS로 중고등학생 관객부들이 DM(다이렉트메시지)을 보내주시더라. 20대 친구들도 너무 좋아해주신다. 달달한 로코물을 좋아했는데 ‘서울의 봄’이 너무 재미있어서 N차 관람하겠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올해 2023년은 안세호의 배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해라 정의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 데뷔해 단역부터 조연까지 끊임없이 다작하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안세호는 올해 첫 천만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부터 여름 최고 흥행작 ‘밀수’(감독 류승완), ‘밀수’를 제치고 올해 개봉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등극한 ‘서울의 봄’까지. 올해 흥행 1, 2, 3위를 기록한 한국영화들의 강렬한 조연으로 활약하며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했다. 가장 먼저 얼굴을 알린 건 ‘범죄도시3’에서다. 그는 ‘범죄도시3’에서 일본 야쿠자 ‘토모’ 역할을 맡아 현지인이라 해도 믿을 생생한 한본어(한국어+일본어) 연기와 강렬한 비주얼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여름 영화 ‘밀수’에선 고옥분(고민시 분)에게 푹 빠진 세관 계장(김종수 분)의 오른팔 ‘김수복’ 역할을 맡아 어수룩한 캐릭터로 180도 연기 변신을 꾀했다. 20일 개봉하는 ‘노량’에선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뜻을 이어받아 병사들을 진두지휘한 실존인물 류형 장군을 맡아 활약한다.
이렇게까지 본인이 잘 될 거라 예상했냐고 묻는 질문에 안세호는 “사주에서 제가 올해 잘된다고 했다. 이틀 고민하다 와이프에게 허락받고 전화 사주를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문서운이 좋다고 하더라”며 “제가 물이 필요한 사람인데 (작품에)바다, 물이 있으면 좋다고 말씀해주셨다. 생각해보면 신기한 게 마침 ‘범죄도시3’ 토모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바다가 나왔고, ‘밀수’, ‘노량’ 전부 바다와 연관된 작품이다. ‘서울의 봄’까지 엮어보자면,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시던 황정민(전두광 역) 선배니 옆에 제가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주변에서도 이를 기뻐하고 있다고 했다. 안세호는 “‘서울의 봄’에 ‘범죄도시3’를 함께했던 이준혁 배우, 한규원 배우도 나오는데 서로 행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세호는 다만 관객들의 열띤 반응에 “네 작품에 나온 각각의 캐릭터가 저인줄 모르시는 반응들도 많더라”며 “하지만 저는 오히려 관객들이 날 못 알아보는 게 좋다. 아무래도 분장 선생님들, 의상 선생님들이 캐릭터를 잘 만들어주셔서 연기가 좋아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겸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저는 제가 무명이라 생각한다. 캐릭터가 눈에 띄어 절 알아봐주신 것이라 생각한다”며 “무명임에도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던 건 그래도 일이 계속 들어온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일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 일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다. 어려운 시기에도 꾸준히 기회가 찾아온 걸 보면 그렇다”고 덧붙였다. 아내인 배우 이진희를 향한 감사함도 전했다. 그는 “내게 가장 큰 복이 있다면 지금의 와이프를 만난 거다. 힘들 때 저를 가만히 냅둬줬다. 같은 배우라서 저를 잘 이해했고, 사람 자체도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다만 가족들도 작품들의 흥행에 함께 기뻐해주는지 묻자 “좋아해도 티를 내진 않는다. 이 집에서 들뜬 건 나 혼자”라는 너스레로 폭소를 함께 유발했다.
네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에 대해선 “‘범죄도시3’ 토모가 처음에 저를 많이 알려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수복이 역할을 했을 땐 행복했다. 그게 제일 실제 저와 가까운 모습이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다음 행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안세호는 “부담은 없고 그저 즐겁다. 이 작품들 덕분에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연기하는 재미도 더 느낀다”며 “제가 한석규 선배님 팬인데 ‘프리즌’이란 영화에 잠깐 출연해서 뵌 적이 있다. 그 때 한석규 선배님이 나온 영화 티켓들을 다 모은 A4용지에 사인을 받았다. 당시 선배님이 해주셨던 이야길 기억한다. ‘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점점 너를 향한 카메라가 가까워질거야’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그저께 다른 작품 촬영을 하며 한석규 선배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확실히 나와 카메라의 거리가 가까워졌더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안세호의 활약은 내년 2024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부터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까지 공개될 차기작들이 이미 수두룩하다.
“2023년은 절대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거예요. 지금도 와이프에게 ‘진짜 말이 안되는 해’란 이야기를 매일 해요. 별의 별일이 다 있죠 하하. 내년의 제 모습도 기대해주세요.”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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