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미래를 봐, 자존심 싸움하라고”…배구 대통령 보내고 리빌딩 선언 3년→성적은 6726, V4 명가가 또 흔들린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12. 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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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멋 들지 말라고. 자존심 싸움하라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 17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대한항공전 2세트 첫 번째 작전 타임 도중 한 말이다.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감도 아니고, 압박감도 아니라고. 훈련 부족이라고. 겉멋 들지 말라고. 토스 미스 해, 리시브 미스 해, 공격 미스 해 넷 터치해. 무슨 미래를 봐. 자존심 싸움하라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이날 현대캐피탈은 흐름을 잡으며 경기했다. 1세트 24-21로 세트 포인트에 먼저 도달했다. 한 점만 가져오면 세트가 끝나는 상황. 그러나 한 점을 가져오지 못했다. 임동혁의 후위 공격을 시작으로 한선수의 블로킹 그리고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 최민호, 아흐메드가 3연속 범실을 범하며 허무하게 세트를 내줬다.

1세트를 가져오지 못하며 흔들린 탓일까. 2세트와 3세트는 세트 득점 20점도 넘기지 못했다. 3세트에는 외국인 주포 아흐메드를 투입하지 않고 허수봉을 아포짓으로 돌리고, 이시우를 선발로 넣는 등 변화를 줬지만 쉽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패배로 2연승이 끊겼고, 0-3으로 완패했다. 승점도 추가하지 못하며 승점 15점(4승 12패)으로 6위에 머물렀다.

박경민, 허수봉, 최민호, 전광인 등 국가대표 라인업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현대캐피탈이지만 성적은 좋지 못하다.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은 배구 명문이다. V-리그에서만 네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0-21시즌 도중 ‘배구대통령’ 신영석을 보내고 1순위 출신 장신 세터 김명관을 데려오며 리빌딩을 선언했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수집하며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을 대거 지명했다. 2020-21시즌 1순위 김선호-4순위 박경민, 2021-22시즌 1순위 홍동선-2순위 정태준, 2022-23시즌 2순위 이현승 등이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 잡을 거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박경민과 허수봉을 제외하면 어느 한 명 쉽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 및 한국전력 에이스로 성장한 임성진 대신 뽑은 2020-21시즌 신인왕 김선호는 데뷔 시즌 이후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200cm 미들블로커로 기대를 모은 정태준도 프로 세 시즌을 치르는 동안 11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데뷔 시즌 기대를 모았던 세터 이현승은 극심한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다.

성적 역시 심통치 않다. 2018-19시즌 마지막 우승 이후 2019-20시즌 3위, 2020-21시즌에는 6위에 머물렀다. 2021-22시즌에는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최하위 수모를 겪었다.

사진=KOVO 제공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 및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다시 반등하는듯했지만, 올 시즌 하위권에 처져 있다.

물론 아시아쿼터 차이 페이창(등록명 페이창)-외국인 선수 아흐메드 할 것 없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국가대표에 차출되느라 호흡 맞출 시간이 짧았다. 그래도 3라운드가 지나가고 있는 현재 이는 더 이상 핑계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더 많다.

무엇보다 현대캐피탈이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한 한국전력 신영석, 우리카드 김지한 등이 소속팀에서 맹할약을 하고 있기에 더욱 팬들은 아쉽다. 신영석은 블로킹 1위-속공 2위로 여전히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다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한국전력을 거쳐 우리카드로 온 김지한은 국내 선수 득점 1위-공격 성공률 2위를 기록하는 등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여전히 최민호의 짝을 찾지 못하고 있고, 또 전광인이 빠져 있을 때 허수봉의 파트너로 활약해야 하는 김선호-홍동선이 부진하기에 ‘두 선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상상을 현대캐피탈 팬들은 할 수밖에 없다.

사진=KOVO 제공
물론 반등 요소는 분명하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 발목 부상을 이겨내고 훈련에 참여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고, 아흐메드도 잦은 범실이 아쉽긴 하지만 득점 2위(418점), 공격 성공률(53.85%)-서브 3위(세트당 서브 0.397개) 등 자신이 해야 될 역할은 다 하고 있다.

더 이상 처지면, 봄배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V4 명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은 오는 20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1위 우리카드와 경기를 가진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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