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에 아는 얼굴이 없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1. 아는 얼굴이 없다
2. 학교폭력이 미화될 수 있다?
3. “코믹은 나의 차별점”
“아유, 이렇게 사랑해주셔서 어쩐데유?”
쿠팡플레이 시리 ‘소년시대’를 만든 이명우 감독은 강원도 춘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인터뷰 장소에서 대뜸 충청도 사투리를 썼다. 그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충청도 사투리는 하나의 공용어와도 같았다.
1989년 충청남도 부여를 배경으로 ‘찌질이’에서 ‘학교짱’으로 거듭난 소년 장병태(임시완)의 이야기를 좇는 ‘소년시대’는 이명우 감독의 ‘인장(印章)’ 같은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힘을 빼는 반전, 코믹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이명우 감독은 아직 공개 중인 ‘소년시대’에 대해 알듯 모를듯한 힌트를 흘리며 답에 나섰다.
■ 쟁점 1. 아는 얼굴이 없다
물론 임시완이나 이선빈 그리고 아이돌로 크게 이름을 알렸던 강혜원 등의 얼굴이 있지만 ‘소년시대’의 무게추를 받치는 이들은 배경이 되는 부여농고의 학생들, 선생님들 그리고 병태와 박지영(이선빈)의 동네사람들이다. 이명우 감독은 ‘모르는 사람’을 캐스팅의 화두로 잡았다.
“일단 병태를 임시완으로 잡고 나서 18세처럼 보이는 배우를 신경 쓰지 않았어요. 많으면 띠동갑까지 차이가 나는 배우들이었거든요. 임시완과 어울리는 배우를 쓰되, 조금이라도 알려져 특징을 아는 배우는 배제했어요. 그런 과정에서 호석 역 배우 이상진이 떠올랐거든요. 새 얼굴인 줄 알고 캐스팅했는데, 이미 ‘신병’에서 소대장으로 유명하더라고요. 알았으면 캐스팅 안 했겠죠. 물론 신인이 대부분이라 완벽할 수 없지만. 그 열정만큼은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어른 역할 중에서도 서현철, 김정태 등을 제외하면 알려지지 않 얼굴이 많다. 그는 이 캐스팅을 ‘도박’으로 표현했다. ‘이명우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들도 없었다. 자주 써먹었던 특별출연도 이번에는 아예 없다.
■ 쟁점 2. 학교폭력이 미화될 수 있다?
현재 총 10회 중 8회까지 공개된 시리즈는 4회까지는 코미디의 형식을 따라가다 6회부터 급하게 방향을 바꾼다. 물론 재미있는 장면도 있지만, 거짓말이 들통난 병태가 당하는 고초가 지금까지의 색깔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병태도 대사를 통해 “지금까지 겪었던 지옥보다 더 아래”라며 고통스러워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들어간 싸움장면도 있지만 병태가 맞는 장면이나, 병태가 급우들과 싸우는 장면은 굉장히 실재감이 있다. 특히 요즘 학교는 학교폭력으로도 몸살을 앓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학교폭력 미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작품의 폭력양상은 결국 시리즈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부분과 반대편을 보여줘요. 일종의 ‘반면교사(잘못된 예로부터 배운다)’인 거죠. 학교에서 친구들을 괴롭히는 무리가 있는데, 처음부터 너무 나빠 보이면 안 된다는 게 전략이었어요. 아이들의 정체성이 나쁜 사람으로 가면 동력을 잃는다고 봤어요. 오히려 웃을 때는 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런데 제가 생각을 못 했던 것은 이 친구들이 시청자들로부터 응원을 받는다는 것이었죠. 조금 더 보시면 왜 약하고 ‘찌질한’ 친구들 역시 병태의 주변에 포진시켰는지 알게 되실 거예요.”
■ 쟁점 3. “코믹은 나의 차별점”
이명우 감독은 SBS 출신으로 2003년 ‘올인’의 조연출을 한 이래로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 결로 나뉜다. ‘자이언트’나 ‘괴물’ ‘패션왕’ ‘펀치’ ‘귓속말’ 등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을 다루는 작품과 그 안에서도 ‘너희들은 포위됐다’ ‘열혈사제’ ‘편의점 샛별이’처럼 코믹을 전방에 배치한 작품도 있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코믹은 저의 경쟁력과 같습니다. 코믹은 무거운 이야기를 해도 받아들여지는 것을 달라지게 합니다. 똑같은 무거운 주제도 조금은 유연하게 전달하죠. 그렇게 되면 소구되는 바가 커요. 좋은 작품을 만드는 여러 감독님들이 계시지만 코믹의 요소를 작품에 따라 잘 배합하는 것이 제 장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미완’이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평생 더 발전시키고, 진화해야 하는 저의 과제와 같죠.”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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