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에 '수원 탈환' 특명···尹, 한동훈·박진 출격도 막판 고심
총선서 방문규 vs 김진표 대결예상
추가 개각엔 '검증' 등이 변수 남아
韓 교체는 與 비대위 인선과 연계
윤재옥 "충분한 논의 절차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직만 핀셋으로 집어내듯 개각한 것은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인 수원 지역을 공략해 여당의 선거 승리를 견인하도록 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원무’ 지역구를 여러 차례 수성해온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항하려면 그에 못지않은 엘리트 관료 출신의 경제·산업 전문가가 투입돼야 한다는 여당의 요청을 윤 대통령이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에 여당 바람을 불게 하려면 수원을 반드시 탈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반도체 산업 육성 등에 공을 들이며 수원을 비롯한 수도권 남부 벨트의 유권자 표심을 공략해왔다. 다만 수원 지역은 야당 우세 지역이다. 실제로 20대 총선에서 수원 5개 지역구(갑·을·병·정·무)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 수장을 불과 3개월 전에 맡은 방문규 장관을 부득이하게 수원 공략의 필승 병기로 출전시키기게 된 것이다. 방 장관은 재경직 28회로 예산실장, 기재부 2차관, 수출입은행장, 국무조정실장, 산업부 장관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일 잘하고 스마트한 ‘정통 경제 관료’로 평가 받고 있다.
◇2기 내각 퍼즐 맞추기 향방은=윤 대통령은 방 장관의 후임으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명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회복되는 상황에서 통상 전문가를 기용해 우리 기업의 활로를 더 활짝 열겠다는 복안이다. 2기 내각은 관료 및 전문가 중심으로 인선해 임기 중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조만간 추가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교체 여부를 막판 고심 중이다. 외교부 장관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 등이 거론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 인선 계획도 있느냐는 질문에 “당에서 여러 의견 수렴도 하고 살펴보고 말씀드려야 될 것”이라 답했다. 외교부 장관 및 일부 안보 라인의 경우 교체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검증도 있고 살펴볼 것이 많다. 유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與 비대위 구성도 변수=이번 추가 개각은 결국 김기현 대표 사퇴 이후 여당 지도부 재구성 및 총선 전략 수립과도 연계돼 있다. 특히 국민의힘 새 지휘봉을 잡을 비상대책위원장직에 누가 앉을지가 추가 개각의 핵심 변수다.
친윤계는 전국적 지명도, 대야 전투력을 가진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밀고 있다. 차기 여권 대선 주자 1위로 꼽히는 한 장관은 보수 통합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신선함을 바탕으로 외연 확장도 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한 친윤 핵심 인사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장관에 대한 여권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다른 사람이 나선다고 해도 비대위원장의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 동행한 장예찬 최고위원도 “위기의 여당에 필요한 것은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경험이 아닌 파격적 선택”이라며 “마지막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한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비윤계 의원들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수평적 당정 관계 재정립’은 물 건너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장관은 아직 정치 경험이 없으므로 여당 사령탑보다는 총선 흥행을 견인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당내에서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전국여약사대표자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시간을 많이 끌 생각은 없지만 충분한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낙점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는 “어떤 근거인지는 알 수 없다”며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그런 이야기를 모두 녹여서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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