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여당 대표까지 검사 출신 맡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가나
한겨레 "이번 주 사표 낼 수도"… 한국 "한 장관 결심 관건"
조선, 한동훈 차출설 맹비판 "비대위 구성마저 대통령 눈치 살피나"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중앙 정계 진출이 현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한 장관을 유력한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한 장관이 이번 주 사표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한 일간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진보 일간지뿐 아니라 조선일보마저 “여당 대표까지 검사 출신이 맡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22대 총선을 115일 앞두고 정부·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당 대표 공석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들어간다. 비대위 체제 중심에는 한동훈이 있다. 당내 핵심인 친윤계 의원들이 한 장관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정치 경험이 일천한 현직 장관이자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장관의 정계 진출설에 대해 언론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한겨레는 1면 <국민의힘, 한동훈에 비대위원장 맡긴다>에서 한 장관이 이르면 이번주 중 사표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당에서는 한 장관이 사직서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즉각 수리하는 방식을 통해 조기에 국민의힘에 들어올 것으로 예측했다”며 “주말이 지나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론'으로 정리되는 기류”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3면 <국힘, 혁신커녕 '윤심' 더 키워… 중도 확장에 되레 비상>에서 “국민의힘이 총선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치르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만큼 대중성을 갖추고 지지층을 결집할 만할 인물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당 안팎에서는 총선 승리의 필수인 중도·외연 확장은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4면 <'비대위원장 유력' 한동훈 입만 바라보는 與>에서 “관건은 한 장관의 결심”이라며 “당이 처한 위기 상황과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비대위원장 수락이 자칫 독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당내 의견이 모아질 경우 한 장관이 끝까지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있다”며 “18일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5면 <“흩어졌던 보수 지지층 결집”… “승부처 중도층 확장 가능한가”>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판에 대한 여당의 득실을 따져봤다. 조선일보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국민의힘이 외연을 확장하고 민주당과의 전선을 선명하게 만들 수 있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한동훈 차출설에 “여당 대표까지 검사 출신?”
기사에서 양쪽 입장을 모두 전한 조선일보, 사설에선 한동훈 장관의 정계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현직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검사 출신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비대위원장 선정에 국민의힘 위기에 책임이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조선일보는 사설 <與 비상 초래한 대통령실이 비상대책위원장 고른다니>에서 “'검찰 공화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까지 검사 출신이 맡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의중에 따라 비대위원장이 결정되는 모양새”라면서 “(국민의힘이) 세 번째 비대위를 꾸리게 된 데는 대통령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것이 국민들의 인식이다… 대통령 입김에 의존하는 당의 모습에 국민은 적잖이 실망한 상태다. 이런 마당에 비대위 구성마저 대통령 눈치를 살핀다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도 사설 <與 '한동훈 비대위원장' 논란에 기대와 우려 교차하는 이유>를 내고 “아무리 유능하다고 해도 정치 경험이 전무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건 여권에 그만큼 인물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라면서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후배이자 최측근이라는 점도 당정 관계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종속적 당정 관계 바로잡긴커녕 “한동훈 비대위”라니>에서 “(한 장관 등판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리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금 정상적인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무리한 '당정일체' 욕심이 화근이다. 당원이 선출한 대표를 마음에 안 든다고 내쫓고, 당무에 시시콜콜 개입해 '여의도 출장소'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여당 혁신의 1번 과제는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이라면서 “그런 역할을 수행할 비대위원장으로 한 장관을 민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가뜩이나 상대를 악마화하는 혐오가 우리 정치의 고질병인데, 한 장관이 전면에 나서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한 장관은) 윤 정부 국정 난맥상에 다른 어떤 장관보다도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문책은커녕 실질적인 여당 대표로 앉히겠다니 말이 되는가. 김기현·장제원 등 '친윤' 떠난 자리에 '찐윤' 온다는 말이 돌더니, 민심에 역행하는 '한동훈 비대위'가 눈앞”이라고 밝혔다.
시작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 허점 많은 김영란법
'김건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형사1부에 사건을 배당했다. 한국일보는 청탁금지법의 허점 때문에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할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일보는 4면 <검찰 수사 시작됐지만… '김건희 디올백' 공여자만 처벌될 수도>에서 “김 여사가 불이익을 받지 않고 가방을 준 사람만 사법처리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청탁금지법이 배우자 수수 금지만 규정할 뿐, 배우자 처벌을 따로 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공직자 배우자에게 금품을 준 공여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김 여사가 가방을 받았더라도 처벌을 면하고, 이를 준 최 목사 혹은 서울의소리 측만 처벌받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김건희 명품백' 사건 배당한 검찰, 또 수사 시늉만 낼 건가>를 내고 검찰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김 여사의 가방수수와 별개로 국정 개입 의혹까지 제기된 사건을 20여 일 동안 수수방관했던 검찰이 이제서야 수사에 나선 것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한 차례도 소환 조사하지 않았던 검찰이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한 인물이 김건희 여사에게 금융위원 인사청탁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도 녹화됐다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대통령 부인이 인사에 개입했다면 명백한 '국정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김건희 특검법' 자체도 따지고 보면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검찰이 그간 김 여사 관련 의혹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한 점 의혹을 남기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도 피하지 않는 결기를 보여줄 것을 당부한다. 김 여사도 당당하게 수사에 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산업부 장관 취임 3개월 만에 총선 차출
방문규 현 산업부 장관은 취임 석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총선 차출 때문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후임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방 장관이) 국회에서 일하는 것을 보면, 정치가 워낙 우리나라 두뇌 역할을 많이 하기 때문에 (총선 출마는) 국가 전체로 봐서는 크게 손해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안 본부장 장관 지명이 '총선용 원포인트 개각'(동아일보 1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선일보는 사설 <총선용 스펙 위해 임명됐다 3개월도 못 채우고 옷 벗는 산자부장관>을 통해 이번 개각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기본적 의석을 얻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는 남은 3년 동안 식물 정부가 될 것”이라면서 “그렇다 해도 취임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장관을 선거에 차출한다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장관 자리를 얼마나 가볍게 봤으면 이런 인사를 하나”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방 장관을 산자부로 보낸 것 자체가 총선 출마용 스펙 쌓기였다고 인정한 셈”이라며 “비상시국에 산업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흔드는 것이 득이 될 리가 없다. 집권당의 총선 한 석을 위해 대한민국의 산업 정책 방향이 석 달 만에 오락가락해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사설 <예삿일 된 부실 검증에 총선 위한 '3개월 장관'까지>를 내고 “특별한 잘못 없는 장관이 3개월 만에 교체되는 것은 1987년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대통령은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관 인사를 통해 '내 생각이 존중받았다'고 느낄 국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현재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이 허술하다면서 “LH 같은 공기관에서 일감 따는 걸 꿈도 못 꾸고, 음주 운전하고 폭행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들의 보통 마음을 헤아리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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