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유망주 수확에도 더딘 성장세…현대캐피탈의 이유 있는 부진

이재상 기자 2023. 12. 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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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 준우승을 차지했던 현대캐피탈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몇 년간 어린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시도했으나 이 또한 마땅치 않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외국인 선수가 오레올 까메호(쿠바)에서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리비아)로 바뀐 것 밖에 없지만 성적은 급하락 했다.

한 때 외부 FA 시장에서 '큰 손'이었던 현대캐피탈은 최근 세대교체를 목표로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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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4승12패, 최태웅 감독 호통에도 경기력은 저하
지난해 준우승에서 6위로 하락
이번 시즌 6위로 부진한 현대캐피탈 (한국배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 준우승을 차지했던 현대캐피탈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몇 년간 어린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시도했으나 이 또한 마땅치 않다. 신구조화를 노렸던 구단의 바람과 달리 어린 선수들의 성장은 더디고, 팀은 힘없이 추락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24-26 17-25 16-25)으로 졌다.

1세트를 24-21로 앞서다 갑작스러운 범실로 자멸한 것이 뼈아팠다. 최근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으나 다시 대한항공을 만나 셧아웃 완패를 떠안았다.

현대캐피탈은 4승12패(승점 15)로 7개 팀 중 6위에 머물러 있다. 7위인 KB손해보험(승점 14)과도 불과 1점 차이다. 개막전 우승 후보로 꼽혔던 것과 비교하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적표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외국인 선수가 오레올 까메호(쿠바)에서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리비아)로 바뀐 것 밖에 없지만 성적은 급하락 했다.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공격을 펼치고 있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2023.12.1/뉴스1

현대캐피탈은 V리그 출범 후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 팀이다. 삼성화재(8회)에 이어 대한항공과 함께 두 번째로 많은 4차례 정상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에 12차례 오르며 최다 결승 진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7-18시즌 우승 이후 하락세를 걷고 있다. 이후 시즌부터 차례로 2위, 3위를 했으나 2020-21시즌 처음으로 6위까지 밀렸고, 2021-22시즌에는 최하위의 수모를 겪었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거두며 반등하는 듯 했지만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물론 명분은 있었다. 한 때 외부 FA 시장에서 '큰 손'이었던 현대캐피탈은 최근 세대교체를 목표로 어린 선수들을 키우는 방식을 택했다. 향 후 10년 간 팀을 책임질 선수를 키우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성장은 기대 이하다. 리베로 박경민(24)과 날개 공격수 허수봉(25)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20-21시즌 1라운드 1순위였던 김선호(24/OH), 2021-22시즌 1순위였던 홍동선(22/OH), 2순위였던 정태준(23/MB), 2022-23시즌 2순위였던 이현승(22/S)까지 모두 드래프트 당시 주목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팀에서의 활약은 미비하다. 신영석(한국전력)을 내주며 데려왔던 세터 김명관(26)도 마찬가지다.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페이창이 이현승의 토스를 받아 공격을 펼치고 있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2023.12.1/뉴스1

현대캐피탈은 어린 선수들을 키운다는 명목 하에 베테랑들 대신 많은 기회를 줬으나 현실은 지금의 성적이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다.

2015년 은퇴와 동시에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최태웅 감독은 9번째 시즌 째 팀을 이끌고 있으나 최근에는 다소 힘에 부친 표정이다. 과거 작전 타임에 명언 등을 통해 선수들을 다독였던 최 감독이지만 최근에는 선수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최 감독은 17일 대한항공전 2세트 작전 타임 중 "겉멋 들지 말라"고 호통 친 뒤 "토스, 리시브, 공격 실수에 네트터치까지 한다. 무슨 팀의 미래를 봐"라고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어느새 시즌은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다면 2년 전처럼 다시 최하위의 수모를 겪을 수 있다. 최 감독은 대한항공전을 마친 뒤 훈련양을 늘리는 등 변화를 주겠다며 체질개선을 예고했다.

현대캐피탈은 20일 선두 우리카드와 3라운드 원정 맞대결을 치른다.

2023-24시즌 6위로 부진한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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