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 폭발! 김민재 '경기 지배했다'… 뮌헨, 난적 슈투트가르트에 3-0 완승 '케인 멀티골+정우영 13분'

박건도 기자 2023. 12. 1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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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18일 슈투트가르트전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뮌헨 공식 SNS
김민재(왼쪽)와 케인. /사진=뮌헨 공식 SNS
김민재(27)가 바이에른 뮌헨 데뷔골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뮌헨은 1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Vfb 슈투트가르트를 3-0으로 크게 이겼다.

김민재가 경기를 지배했다. 독일 무대 진출 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춘 김민재는 후반 18분 뮌헨 이적 후 첫 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했다. 독일 유럭지 '빌트'도 최고 평점인 1을 주며 김민재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이날 김민재에 평점 8.6을 주며 호평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1골을 비롯해 패스 성공률 93%(39/42), 걷어내기 6회, 차단 6회, 가로채기 6회 등을 기록했다. 볼 경합도 세 번 성공했다. 상대 공격진을 꽁꽁 묶은 셈이다.

해리 케인은 멀티골로 펄펄 날았다. 14경기 20골이다. 득점 2위와 4골 차이로 벌렸다. 득점왕 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공격수 정우영은 뮌헨을 상대로 교체 출전해 13분을 뛰었다.

뮌헨은 14경기 11승 2무 1패 승점 35로 1위 바이어 레버쿠젠(12승 3무 승점 39)을 추격했다. 슈투트가르트는 10승 1무 4패째를 기록하며 승점 31로 4위가 됐다. 3위는 RB라이프치히로 승점 32다.

미소짓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가운데). /AFPBBNews=뉴스1
이날 뮌헨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고 르로이 사네, 토마스 뮐러, 자말 무시알라가 뒤를 받쳤다. 하파엘 게레이루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중원을 구성했다.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가 포백을 맡고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슈투트가르트는 4-4-2로 맞섰다. 득점 2위 세루 기라시와 데니스 운다브가 투톱을 구성했다. 크리스 퓌리히, 앙헬로 스틸러, 아타칸 카라조, 엔조 밀로가 중원을 책임졌다. 수비에는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 단 악셀 자가두, 발데마르 안톤, 요수아 바그노만이 포백에 서고 골문은 알렉산더 뉘벨이 지켰다.

홈팀 뮌헨이 빠르게 리드를 잡았다. 경기 2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뮌헨은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더니 상대 공을 뺏어냈다. 빠르게 공격을 이어가더니 케인이 이날 첫 득점을 기록했다. 뮌헨의 전개와 움직임이 좋았다. 뮐러의 스루패스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허물었고, 사네가 절묘한 크로스를 올리며 케인이 완벽한 기회를 맞았다.

슈투트가르트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발이 빠른 측면 공격수들이 뮌헨의 날개를 노렸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는 빠르게 커버를 들어가 상대 돌파를 저지했다.

득점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민재는 25분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김민재의 뮌헨 데뷔 후 첫 골이 터질뻔했다.

뮌헨의 맹공은 계속됐다. 29분 사네가 저돌적인 돌파 후 직접 슈팅을 때린 것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슈투트가르트는 뮌헨 원정에서 움츠러들었다.

김민재는 뛰어난 수비력으로 관중들의 환호를 얻어내기도 했다. 전반 33분 순간 뮌헨의 왼쪽 측면이 뚫리자, 김민재는 멀리서 뛰어와 과감한 태클로 공을 걷어냈다. 공이 나간 뒤 김민재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홈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전반 막바지 김민재는 도움까지 기록할 뻔했다. 수비 진영에서 길게 차낸 공이 전방의 뮐러에게 연결됐다. 뮐러는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김민재는 전반전 두 번이나 골망을 흔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뮌헨은 계속 슈투트가르트를 두들겼다. 무시알라와 사네가 계속 양 측면을 흔들었다. 뮐러는 노련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의 시선을 모았다.

김민재의 득점을 축하하는 동료들. /AFPBBNews=뉴스1
콘라드 라이머(오른쪽)와 김민재. /AFPBBNews=뉴스1
기어이 추가 득점까지 터트렸다. 10분 케인이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골을 넣었다. 김민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머리로 공을 떨궈주며 케인의 골에 일조했다.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공은 김민재의 헤더 후 수비를 맞고 굴절되어 케인에게 향했다. 이후 슈투트가르트는 선수 세 명을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엔 김민재가 직접 득점을 기록하며 웃었다. 뮌헨 이적 후 공식경기 첫 골이다. 김민재는 18분 파블로비치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공은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들어갔다.

모처럼 터진 득점이다. 김민재는 지난 9월 나폴리 시절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5라운드 라치오전에서 골을 넣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약 1년 3개월 만에 리그 골을 넣었다. 뮌헨이 3-0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이후에도 김민재는 수비 진영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16골을 넣으며 뜨거운 발끝을 뽐내는 기라시도 김민재의 강한 수비에 쩔쩔맸다. 별다른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 뮌헨이 양쪽 진영에서 슈투트가르트를 압도했다. 슈투트가르트는 32분 공격수 운다브 대신 정우영을 투입했다.

경기가 기울자 뮌헨은 37분 뮐러와 무시알라를 빼줬다. 에릭 막심 추포 모팅과 마티아스 텔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막바지에는 20세 유망주 프란스 크란치크를 투입하기도 했다.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끝났다.

'풋몹'에 따르면 13분을 뛴 정우영은 패스 5회, 터치 8회 등을 기록했다. 이미 경기가 마무리 단계라 별다른 활약을 선보이기는 어려웠다.

뮌헨은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매체에 따르면 뮌헨의 볼 점유율은 37%에 불과했다. 슈팅은 17대 6으로 크게 앞섰다. 득점 기회도 5번을 만들었지만, 좋은 기회를 3번 놓쳤다. 반면 공을 오래 소유했던 슈투트가르트는 단 한 번의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

슈투트가르트는 그나마 골키퍼 뉘벨의 선방으로 더 큰 패배를 면했다. 이날 뉘벨은 무시알라와 사네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냈다. '풋몹'에 따르면 선방 5회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김민재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13일 뮌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이날 김민재는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8을 받는 등 극찬을 받았다. 영국 'BBC'도 7.75로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줬다.

와중에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망은 죽음의 조에서 생존했다. 파리 생제르망은 14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F조 최종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1-1로 비겼지만, 승점 8로 조 2위 16강 티켓을 따냈다. 이강인은 5경기에서 209분을 뛰며 1골을 기록했다.

뮌헨은 포트1에 속한다.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레알 소시에다드,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라리가), 도르트문트가 각 조 선두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팀이 생존했고, 라리가는 4팀 모두 조 1위를 차지했다. 맨유와 뉴캐슬은 UCL에서 탈락했다.

포트2에는 파리 생제르망을 비롯해 인터밀란, 라치오, 나폴리(이상 이탈리아 세리에A), RB라이프치히(독일), 코펜하겐(덴마크), FC포르투(포르투갈),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이 포진했다.

대회 규정에 따라 16강에서 뮌헨과 파리 생제르망이 격돌할 가능성이 생겼다. 코리안 더비 가능성에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토너먼트 조 추첨은 오는 18일 스위스의 니스에서 열린다. 16강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두 경기가 진행된다. 1차전은 오는 2월에 펼쳐진다.

김민재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맹활약을 펼쳤다. 13일 맨유와 경기에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상대 공격수 라스무스 호일룬(20)에게 완벽한 수비력을 뽐냈다.

2023~2024시즌에 앞서 파리 생제르망에 합류한 이강인은 첫 UCL 무대를 밟았다. 데뷔골까지 터트렸다. AC밀란전에서 교체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막바지 간결한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파리 생제르망은 홈에서 AC밀란을 3-0으로 크게 이겼다.

뮌헨은 유독 파리 생제르망에 강했다. 파리 생제르망에게는 악연이다. 뮌헨과 파리 생제르망은 2022~2023시즌 16강에서도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뮌헨은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고, 2차전에서도 2-0으로 완승하며 합계 3-0으로 8강에 안착했다.

파리 생제르망은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바 있다. 결승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뮌헨은 2019~2020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뮌헨은 킹슬리 코망(27)의 후반전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며 빅이어를 들었다. 당시 뮌헨은 트레블(분데스리가, DFB포칼, UCL우승)을 달성했다. 파리 생제르망은 킬리안 음바페(25), 네이마르(현 알 힐랄), 앙헬 디 마리아(현 벤피카), 티아고 실바(현 첼시)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출격하고도 패배했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당시 김민재는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94%(83/88),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 헤더 클리어 1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7.2로 준수했다. '소파스코어'도 평점 7.1을 줬다.

이날 김민재는 맨유 공격수 호일룬을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신체 조건이 뛰어나다고 정평난 호일룬은 유독 김민재에게 힘을 못 썼다. 뮌헨전 호일룬은 단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경기장 중앙 지역까지 치고 올라온 김민재에 공을 뺏기기 일쑤였다.

김민재는 전반 초반부터 호일룬의 기선을 제압했다. 호일룬은 좋은 패스를 받아 문전 침투했지만, 김민재의 걷어내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노련한 태클이었다. 위험 상황에서 김민재는 공만 툭 건드려 뮌헨이 위기를 벗어나게 했다.

전반 막바지에는 강한 몸싸움으로 호일룬을 밀어냈다. 먼 거리에서 뛰어오더니, 호일룬을 강하게 밀쳤다. 공만 여유롭게 빼낸 뒤 패스로 이어갔다. 호일룬은 순간 나동그라졌다.

결정적인 수비까지 선보였다. 김민재는 후반전 맨유 공격수 안토니가 뒷공간을 파고들자 과감한 태클로 걷어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 장면을 두고 "훌륭한 태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23분에는 또 호일룬과 몸싸움에서 크게 이겼다. 김민재는 호일룬이 가슴 트래핑을 시도하려 하자 몸을 살짝 건드려 무게 중심을 흔들었다. 호일룬은 공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다. 뮌헨의 스로인이 선언됐다. 이후 뮌헨은 킹슬리 코망의 선제골로 앞섰다. 만점 활약을 펼친 김민재 덕에 뮌헨은 조별리그를 5승 1무 무패 행진으로 마무리했다.

한때 현지 언론의 비판을 들었던 김민재다. 최근에는 폼이 확 올라오며 호평으로 바뀌고 있다. 독일의 오락가락하는 평가가 점점 찬사 일변도로 변하는 분위기다. 시즌 초반 독일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뮌헨의 불안요소'라고 지적한 바 있다. 나폴리 시절보다 실수가 잦아진 탓이었다.

김민재는 뮌헨 합류 초반 제 기량을 선보이기 어려웠다. 군사 훈련을 받고 와 몸 상태를 올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와중에 동료 센터백들은 번갈아 가며 부상으로 빠졌다. 김민재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강행군은 계속됐다.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전 경기와 UCL 조별리그 6경기 중 5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독일 현지 매체도 김민재를 점점 인정하기 시작했다. 지역지 '아벤트 차이퉁'은 김민재에 "바이에른의 숨은 영웅이다. 올 시즌 뮌헨 경기의 90%를 뛰었다. 괴물 수비수는 발전 중이다"라고 전한 바 있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빠르게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지었다. 김민재는 4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며 뮌헨의 4연승을 이끌었다. 분데스리가에서도 1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고 있었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는 최근 약 한 달 만에 뮌헨 공식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민재는 엉덩이로 부상한 코펜하겐전, DFB 포칼 1경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뮌헨의 경기를 뛰었다. 뮌헨은 공식 채널을 통해 김민재의 부상을 알리기도 했다.

드리블하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 /AFPBBNews=뉴스1
불행 중 다행이었다. 김민재의 몸 상태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예기치 못한 휴식도 주어졌다. 지난 2일 예정되었던 우니온 베를린과 분데스리가 경기는 폭설로 취소됐다. 뮌헨은 "저녁까지 눈이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 문제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알리안츠 아레나 지붕에 눈이 내리면 관중까지 위험하다. 지하철과 도로도 폐쇄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한동안 과부하가 왔었던 김민재다. 14라운드 경기는 뮌헨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프랑크푸르트와 경기에서 1-5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당시 뮌헨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데이비스와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내세웠다. 하지만 전반전에만 세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김민재는 두 번째 실점 당시 상대 공격수와 몸싸움에서 밀리기도 했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를 포함한 수비진에 최하점인 평점 6을 줬다.

시련을 빠르게 이겨낸 김민재다. 프랑크푸르트와 경기에서 비록 크게 졌지만, 이후 맨유와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만점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주변 우려를 잠재웠다. 뮌헨이 영입 당시 기대한 바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 수비수의 빅클럽 입성은 흔치 않은 일이다.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의 이적을 주목한 이유다. 김민재는 구단 역대 이적료 3위인 6000만 유로(약 850억 원)에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핵심 등번호 3과 계약 기간 5년을 보장받았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크게 환영했다. 투헬 감독은 2020~2021시즌 첼시 시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명장이다. 다소 괴짜 같다고도 알려졌지만, 김민재를 보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가갔다. 김민재는 수줍은 미소와 함께 투헬 감독과 포옹했다.

당시 독일 '빌트'는 김민재와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로 이뤄진 정상급 센터백 세 명의 기용 방법을 예측했다. 유연한 전술을 선보이는 투헬 감독이 스리백과 포백을 병행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김민재에게는 선수 시절 최고의 과제가 될 수 있었다. 더 리흐트는 10대 시절 아약스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며 주목받은 유럽 정상급 센터백 중 하나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도 핵심이다. 우파메카노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를 맡고 있다. 김민재에게 주전 경쟁이 불가피할 듯했다.

허나 김민재는 우려와 달리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우뚝 섰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빠지는 경우가 잦았다. 김민재는 팀 내 최장 출전 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기대가 컸지만, 김민재는 뮌헨 이적 초기 힘에 부치는 듯했다. 몸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탓이었다. 나폴리에서 확실한 실력을 보여준 바 있다. 김민재는 로멜루 루카쿠(당시 인터밀란·현 AS로마), 태미 에이브러햄(로마), 치로 임모빌레(라치오) 등을 상대로 뛰어난 경기를 펼쳤다. 특히 AC밀란전에 김민재는 환상적인 수비로 이탈리아 수비 전설 파올로 말디니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뮌헨 주전 수비수로 매 경기를 책임진 김민재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독일 뮌헨 지역지 '아벤트 차이퉁'은 김민재를 '바이에른의 숨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매체는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의 전체 경기 시간 90%를 책임진 괴물 수비수다. 매 경기 발전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단장도 찬사를 보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뮌헨 단장은 "김민재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축구와 훈련에 집중한다. 영입에 만족한다"라며 김민재의 성실성과 실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게다가 김민재의 행보는 전 소속팀 팬들에게도 연일 화제다. 전 소속팀 팬들이 김민재를 향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전 주축 수비수를 향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페네르바체 팬들은 김민재의 나폴리 시절에도 선수 개인 SNS 댓글에 김민재에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뮌헨 이적 후에는 나폴리 팬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단 한 시즌 만 뛰고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민재다.

점점 뮌헨에서도 적응을 마쳐가고 있다. 심지어 동료 수비수의 복귀까지 전해졌다. 강행군을 이어온 김민재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뮌헨은 지난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더 리흐트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그는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된 후 첫 훈련 세션의 일부를 마쳤다. 복귀를 위한 다음 단계를 밟는다"라고 알렸다.

김민재. /AFPBBNews=뉴스1
뮌헨은 당시 공식 채널을 통해 "투헬 감독은 맨유전 승리 후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더 리흐트는 11월 초 DFB 포칼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이후 경기에서 제외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시 더 리흐트는 김민재와 선발 출전했지만, 23분만 뛰고 교체됐다.

괴물 수비수 2인의 조합이 기대된다. 김민재는 세리에 시절 나폴리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한 뒤 뮌헨에 합류했다. 더 리흐트는 아약스를 거쳐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서 뛰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활약한 뒤 지난해 7월 뮌헨으로 전격 이적했다. 당시 이적료는 6700만 유로(약 950억 원)였다. 뮌헨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더 리흐트를 데려왔다.

이미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 유럽 대항전에서도 진가를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챔피언스리그 전 경기 선발로 나서 나폴리의 16강 진출 일등공신이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호인 리버풀을 상대로도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의 정상급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와 루이스 디아스를 상대로도 속도 싸움에 밀리지 않으며 나폴리의 첫 맞대결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재의 꾸준한 활약은 유럽 현지의 시선까지 바꿨다.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닌, 오히려 뛰어넘은 선수라고 극찬하기에 이르렀다. 하위 리그에서 온 선수이 대반전이었다.

연일 주가를 올리던 김민재는 또 다른 도전을 택할 것이란 소식이 나왔다.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프랑스 리그1의 파리 생제르망행 등이 거론됐다.

무수한 이적설 속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의 뮌헨행을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뮌헨으로 간다. 뮌헨은 방출 조항을 이용해 김민재를 영입한다"라며 "뮌헨 의료진이 한국으로 온다.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친다"라고 이적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뮌헨은 영입 확정 뒤 공식 영상을 통해 이적 당시 상황을 알렸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김민재의 이적은 군사 훈련과 뮌헨행까지 빠르고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괴물 수비수도 김민재의 이적을 크게 환영했다. 더 리흐트와 김민재의 호흡이 잘 맞을 듯했다. 김민재 입단 당시 더 리흐트는 "김민재는 엄청난 수비수다. 뮌헨의 좋은 영입이 될 것이다. 나폴리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더라. 뮌헨에 와 기쁘다"라고 말한 바 있다.

허나 기대와 달리 더 리흐트가 막상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부상 불운이 컸다. 투헬 감독은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를 선발로 내세웠다. 더 리흐트는 종종 김민재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기도 했다. 투헬 감독이 몸 상태를 고려해 출전 시간을 조절한 듯하다.

더 리흐트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다. 마인츠와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더 리흐트는 김민재와 풀타임 호흡을 맞췄다. 당시 경기는 뮌헨이 3-1로 완승했다.

UCL에서도 김민재와 풀타임을 뛴 바 있다. 갈라타사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더 리흐트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풋몹'에 따르면 더 리흐트는 공중볼 경합 성공률 100%(4/4), 걷어내기 7회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김민재는 차단 2회, 가로채기 2회, 볼 경합 성공 4회 등을 올리며 더 리흐트와 뛰어난 수비력을 펼쳤다. 뮌헨은 3-1로 이겼다.

계속 기세가 오르던 찰나 더 리흐트는 부상으로 쓰러졌다. 무릎 내측 인대에 문제가 생겼음을 확인했다.

약 한 달의 재활 기간이 필요했다. 점점 복귀에 가까워지고 있다. 뮌헨은 공식 채널을 통해 더 리흐트의 훈련 소식을 전했다.

강행군을 이어온 김민재에 휴식 시간이 주어질 법도 하다. 더 리흐트의 복귀가 반가운 이유다. 김민재는 팀 내 최고 출전 기록 2위를 세우고 있다. 필드 플레이어로서 과부하가 올 만했다. 저돌적인 수비 스타일로 뮌헨의 뒷문을 연일 지키고 있는 김민재다.
3-0 승리 소식을 알린 뮌헨 페이지. /사진=뮌헨 공식 SNS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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