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보다 우승하기 더 좋은 팀 없다” 6년간 봉인됐던 코비의 영상…오타니 사로잡은 단 1분
[OSEN=조형래 기자] 6년 간 봉인됐던 영상이 공개되자 오타니 쇼헤이의 마음도 동요됐고 움직였다. 세상을 떠나서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故 코비 브라이언트의 생전 메시지가 오타니의 결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최근 오타니와 다저스의 10년 7억 달러 계약을 맺은 뒤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금은 고인이 된 NBA(미국프로농구)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의 영상이었다.
매체는 ‘6년 동안 이 영상은 비밀로 남아 있었고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2017년 다저스는 오타니를 영입하는데 실패하면서 1분 정도의 영상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라면서 코비의 영상에 대해 언급했다.
다저스는 그동안 오타니를 영입할 수 있었던 두 번의 기회를 놓쳤다. 2012년 고교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 직행을 노리던 시기,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생활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하려던 시기에 다저스는 들러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고 결국 10년 7억 달러의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으며 오타니를 품었다.
1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협상에서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전의 최선두에 있었다. 그리고 다저스는 3시간 가량의 프레젠테이션에 열의를 다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코비는 단 1분 가량의 짧은 등장에도 오타니를 사로잡았다.
매체는 ‘오타니는 12월 1일(현지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구단 고위층과 3시간 가량을 보냈다. 3시간의 시간 동안 영상이 차지한 시간은 많지 않았다’라면서도 ‘하지만 찰나의 순간, 오랫동안 로스앤젤레스 스포츠의 위대함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 등장해 다저스와 계약하는 근거가 됐다. 바로 코비 브라이언트였다’라고 전했다.
코비는 NBA 레전드이자, LA 프로스포츠 프랜차이즈 역사에서 빼놓지 않아야 할 인물이다. LA 레이커스에서 20년 간, NBA 챔피언 5회, NBA 파이널 MVP 2회, 정규시즌 MVP 1회, 그리고 올 퍼스트팀 11회, 올스타 11회 등의 족적을 남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드림팀’의 일원으로 미국 농구의 자존심을 세운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현역시절 등번호인 8번과 24번은 영구결번됐다. 하지만 지난 2020년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미국 스포츠계를 비통에 잠기게 했다.
이 영상은 2017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을 당시에 촬영됐다고 알려져 있다. 코비는 그동안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에 자주 방문하며 다저스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코비의 사망 이후 다저스타디움에서 추모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매체는 ‘2017년 코비는 다저스에 대한 호의적인 마음으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한지 3년이 지난 지금에도 코비의 명성은 스포츠 전반에 퍼져있다’라고 전했다. 코비는 이 영상에서 “이 세상에서 로스앤젤레스보다 우승하기 더 좋은 곳은 없다. 그리고 야구계에서는 다저스보다 우승하기 더 좋은 팀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오타니에게 남겼다.
오타니는 ESPN에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를 통해서 “코비의 영상을 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프레젠테이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정말 감동적인 영상이었다”라고 말하며 인상에 남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코비가 오타니의 이름을 말했을 때, 오타니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한 번도 만나지 않았지만 오타니는 코비가 자신의 기술과 스포츠계, 그리고 팀에 헌신하는 모습을 알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CBS스포츠’에서도 ‘코비가 발전하기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를 알기에 존경해 왔다. 이는 결국 계약과정에서 주요 포인트가 됐다’라고 짚었다.
이 외에도 오타니는 다저스의 진심을 확인하며 10년 7억 달러의 계약, 여기에 6억8000만 달러를 10년 계약 이후에 받는 지불 유예 조건을 제안하면서 우승에 대한 열망을 전하기도 했다.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와 면담 과정에서 자신들의 지난 10년을 ‘실패’로 규정했다.
다저스의 열망이 오타니에게 와닿은 이유였다. 오타니는 입단식 이후 기자회견에서 “몇몇 구단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대화를 나눈 모든 팀들과 좋은 분위기였다”라면서도 “내가 얼마나 야구선수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팀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저스와 미팅을 했을 때 구단 수뇌부들이 지난 10년 동안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을 실패로 생각한다고 얘기한 게 마음을 움직였다”라고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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