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김성수, 정우성 괴롭힌 이유 “이태신 그 자체, 감정의 끝 위해”(뉴스룸)[종합]

[뉴스엔 이슬기 기자]

김성수 감독이 영화 '서울의 봄' 촬영에 대해 말했다.

12월 1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서울의 봄'의 배우 정우성, 김성수 감독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는 영화 속 마지막 장면, 광화문 중앙철 정부청사 앞에서 진압군과 반란군이 대치한 장면에 대한 토크가 진행됐다. 김성수 감독이 가장 신경 썼던 장면으로 꼽았기 때문.

김 감독은 "맨 마지막에 이태신이 이제 전두광 앞으로 가서 말하는 장면을 찍을 때 '아 내가 이 장면을 찍으려고 이 영화를 했구나'라는 거를 좀 느꼈다"라고 했다.

정우성은 "감독님이 이제 계속해서 저한테 이제 그런 어떤 극적임보다는 그냥 이태신이 하나하나 힘겹지만 넘어가는 아주 담백한 모습을 계속해서 제안을 해주셨다"라며 "마지막에 이제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자격 없다' 이 이야기를 할 때도 그냥 담담하게 그리고 당연히 들어야 될 소리를 어떤 감정도 없이 클리어하게 전두광한테 내뱉기를 원하셨다"라는 비화를 전했다.

이어 그는 "이미 이제 이태신은 아무리 이성적인 어떤 판단을 냉정하게 하려고 하는 사람이지만 그쯤 가면 감정적으로 이렇게 굉장히 폭발이 된다. 그런데 그 감정을 계속해서 끌어내렸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그 사람이랑 똑같이 되면 안 될 것 같았다. 이태신이라는 사람이 생각할 때는 당신이 너무 잘못한 거니까. 그러니까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네가 지금 이겼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너는 정말 잘못한 거다라는 얘기를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영화가 그런 과거의 어떤 판타지를 재현하는 능력이 있다면 그 순간으로 가서 그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해주는 것이 그게 제가 이 영화를 만드는 목적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강지영 앵커는 해당 장면에서 정우성이 너무 힘겨워 보인다고 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제가 좀 많이 찍었다. 실제로 쓸 장면은 작지만 저쪽부터 계속 오게끔 했다. 그래서 그 그게 이제 연기가 아니라 진짜 그런 마음과 육체의 상태가 돼야지 그게 화면에. 왜냐하면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저도 이제 찍은 필름을 보니까 편집실에서 보니까 너무 많이 찍었더라"라며 한 장면을 이틀 찍었다고 해 시선을 끌었다.

정우성이 "이거 다 다 쓸 거 아닌데 날 지치게 만들기 위해서 지금 감독님이 시키시는 거다"라고 하자, 김 감독은 "더 좋은 장면을 잡기 위해서 노력한 거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태신 장군하고 우성 씨가 성격이 비슷하다. 그리고 우성 씨가 약간 우성 씨의 연기 철학이 자기가 배우로서 그 감정에 진짜로 도달해야지만 그거를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게 진짜다라고 생각하는 분이다. 그래서 저는 이제 그런 우성 씨의 연기 철학에 부합하기 위해서 우성 씨를 좀 밀어붙이는 편이다"라며 웃었다.

한편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일어난 12·12 군사 쿠데타를 소재로 정권을 탈취하려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과 그에 맞서 서울을 사수하려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의 긴박한 9시간을 그린 영화다.

뉴스엔 이슬기 rees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