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살던 집 찾은 2030…‘돈보단 사람’ 기업가 정신에 “감동”
GS칼텍스 합작사 미 쉐브론 임원도 참여
LG인화원 직원 15명 단체 참석
국립 기업가정신관 설치도 필요
지난 14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진주 K-기업가정신 청년포럼’ 현장 투어에 참가한 120여명의 대학생과 젊은 기업인들은 이윤보다 사람을 중시한 대기업 창업주들의 정신에 감명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구인회 LG 창업회장, 허만정 GS 창업주, 조홍제 효성 창업회장이 함께 다닌 진주 지수초등학교를 비롯해 구 회장과 허 창업주가 살던 승산마을, 이 회장 의령 생가, 조 회장 함안 생가, ‘주변 20리에 큰 부자가 나온다’는 전설이 깃든 의령 솥바위를 차례로 둘러봤다.
청년들은 옛 지수초를 리모델링 해 작년에 문을 연 ‘K-기업가정신센터’에서 창업주들의 사상과 걸어온 길을 설명하는 문화해설사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김지현(23·이화여대 미디어학부 4학년) 씨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기업을 한다고 하는데, 사람을 향하는 마음에서 출발할 때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기업가가 될 수 있다는 게 피부로 가장 와 닿았다”고 말했다.
창업주 생가 방문에 이어 열린 만찬에서 박선근 한미우호협회 회장은 청년들에게 도전정신과 인간관계(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27살의 나이에 단돈 200달러를 들고 미국에 건너가 현재 직원 3000여명을 둔 청소대행업체를 키운 미국 한상이다.
그는 “미국에 가기로 결심하면서 단돈 200달러를 들고 첫 시카고행 비행기를 탔을 때 옆좌석에 탄 분이 다 읽은 신문을 건네줬다”며 “신문에 실린 구인광고가 눈에 들어왔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공중전화를 걸어 레스토랑 청소일 면접을 보고 일자리를 바로 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 회장은 “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남을 대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남을 돕는데 인색해선 안된다. 이것이 황금 룰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에 이어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은 청년들에게 “기업은 도전이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회사를 키워야한다”면서 “사업 기회는 얼마든지 널려 있다”고 조언했다.
LG인화원에서는 이명관 인화원장(사장)과 직원 15명이 포럼에 참여했다. 이들은 14일 구인회 LG 창업회장이 다녔던 지수초등학교와 승산마을 등을 둘러봤다. 이 원장은 “기업가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며, 겸손함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LG인화원은 LG그룹 임직원 대상 교육기관이다.
정윤서(21·숭실대 철학과 2학년) 씨는 “진주에 와서 대기업 창업주들 생가를 둘러보고 연사들의 강연을 들으면서 성공한 기업가들은 자신의 신념이나 태도가 큰 틀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 걸 배웠다”며 “어떠한 마음가짐과 어떠한 행동을 하는가에 따라 장사꾼이 되느냐, 위대한 기업가가 되느냐를 판가람한다고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권해리(21·고려대 경영학과 2학년) 씨는 “2025년도 초·중·고등학교에서 경제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론 교육도 필요하지만 글로벌 기업 창업주들의 일대기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국립 기업가정신관 같은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국립 기업가정신관 건립을 위한 2025년 타당성 용역을 정부에 건의했다.
김종욱 진주 K-기업가정신재단 부이사장은 “어려서부터 유학을 배우며 성장한 진주 출신 창업주들은 기업 운영을 통해 단순히 이윤만을 추구하는 차원을 넘어 국민을 먹여 살리고 인재를 양성하며 기업과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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