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규형 “이순신 3부작 ‘노량’ 출연, 영광이었죠”

“‘노량’ 왜군 장수 역 위해 10kg 감량”
“‘장사천재 백종원’ 본업 대하는 자세 배워”

이규형이 이순신 3부작 ‘노량’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규형(40)이 왜군 장수로 변신했다.

이규형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에서 왜군 선봉장 고니시의 충직한 심복이자 언변에 능한 왜군 장수 아리마를 연기했다. ‘노량’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김윤석 분)의 최후 전투를 담아냈다.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이규형은 “시사회 때 풀 버전을 처음 봤다. 울컥하는 부분이 많더라. 대한민국 조선에서도 손꼽히는 영웅이니까.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말처럼 그분이 돌아가는 전투라는 걸 알고 보니까 그 과정 자체도 장엄하고 묵직한 게 북이 가슴을 때리는 것 같았다. 인터뷰 끝나고 가는 길에 세종로에 들러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량’이라는 대작을 봤고, 나는 언제 이런 작품에 출연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럴 거다. 그래서 출연 제의가 왔을 때 영광이었고, 목숨 걸고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왜군 역할도 좋았다. 빌런이라고 하지 않나. 잘 그려지면 매력적인 캐릭터니까. 대본을 읽었을 때 아리마는 노량 해전이 일어나게끔 발로 뛰어다니면서 말로 모두를 현혹시키는 재미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순신 3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한 ‘노량’을 위해 “모든 배우가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밝힌 것처럼, 이규형도 일본어 대사를 소화하기 위해 4명의 일본어 선생과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는 “일본어 선생님 네 명과 굉장히 열심히 했다. 일본어로 그냥 말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해야 하니까 힘들었다. ‘한산’에 나온 변요한도 자다가 툭 치면 일본어가 나올 정도로 했다고 하는데 저도 그랬다. 예전에 뮤지컬 할 때 일본어 장면이 있긴 했는데 이 정도 분량은 아니었다. ‘노량’ 촬영 당시 코로나 시국이라 줌으로 주 3~4회 선생님들과 이 정도 했으면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공부했다. 그럼에도 연기하다가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긴다. 현장에서 갑자기 새로운 대사가 추가되면 감독님에게 ‘제게 왜 그러세요?’라고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규형이 ‘노량’에서 특수 분장을 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규형의 일본식 변발 ‘존마게’는 특수분장이었다. ‘노량’ 제작진의 노고와 함께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처음 왜군 분장을 봤을 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싶더라”며 “테스트할 때는 분장에 3~4시간 걸리다가 숙련되니까 2시간까지 줄었다. 이것도 매번 일정하지 않으니까, 울거나 하면 다시 1시간 수정하기도 했다. 촬영 후 머리를 감을 때도 1시간이 걸렸다. 특수 약품으로 본드를 녹여야 했다. 그래도 머리를 자르지 않고 특수분장을 하니 일상 생활이 가능해서 좋았다”고 능청스럽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촬영 전 체중도 감량했다. 첫 촬영까지 10kg을 감량했는데 백윤식 선생님(시미즈 역) 앞에서 울부짖는 신이었다. 고니시와 아리마는 그동안 독 안의 쥐처럼 갇혀있었고 군량미도 떨어졌고 오랜 전쟁으로 지친 모습을 보여야 했다. 날렵한 모습이 필요해 감량했다”며 “갑옷도 실제 골동품을 가져왔는데, 쇳덩이더라. 갑옷만 30kg 정도였던 것 같다. 진짜 군대 군장 같은 느낌이더라”고 설명했다.

이규형은 ‘명량’ 최민식, ‘한산’ 박해일에 이어 ‘노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김윤석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김윤석 선배의 이순신 장군도 아우라가 남달랐다. 물론 ‘명량’의 최민식 선배, ‘한량’의 박해일 선배도 훌륭해서 우열을 가릴 수 없지만,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라는 걸 알아서 그런지 더 장엄하게 느껴지더라. 선배님이 저음으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더 먹먹하게 다가오고, 폐부를 찌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힘들었지만 정통 사극에 참여하게 돼서 좋았다. 대단한 선배님들, 김한민 감독님이라는 거장과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감독님이 이뻐해주고 챙겨주셨다. 김한민 감독은 임진왜란 7년 전쟁 박사처럼 잘 알고 계셔서 그런 부분을 촬영 전에 설명해줬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역사도 좋아해서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많이 뜨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규형이 ‘장사천재 백사장’으로 김밥의 달인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규형은 올해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노량’으로 스크린을, ‘몬테크리스토’로 연극 무대를, tvN 예능 ‘장사천재 백사장’으로 방송까지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원체 체력이 좋고 체력 단련을 열심히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전기 슈트 입고 운동하는 게 있는데 장점이 20분만 운동해도 2시간 운동한 효과가 있다. 바쁠 때는 쉬는 시간 포함해서 30분이면 되니까 스케줄 가기 전에 한다. 축구나 풋살도 팀이 있어서 열심히 한다. 체력적으로는 짱짱하다”며 체력 비결을 밝혔다.

최근 김밥 말기 실력으로 화제가 된 ‘장사천재 백사장’에 대해서는 “너무 힘들었다. 백종원 선생님은 대단한 요식업 대부지 않나. 전문가의 ‘찐’ 장사를 대하는 마인드를 느꼈다. 카메라 꺼졌다고 끝난 게 아니라 내일 나갈 요리 테스트 해보고 같이 준비하고 3주 동안 사람들이 좋아서 버텼다. 제가 체력이 좋은 편인데도 정말 다들 대단하게 느껴지더라. 백종원 선생님의 장사에 대한 사명감, 본업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다. 김밥은 손이 모자라서 하게 됐는데 제 인생 처음으로 김밥을 말아봤다. 나중에는 김밥의 달인이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노량’에는 저의 전투신이 없지만, ‘몬테크리스토’에는 저의 몸싸움 칼싸움 다 나온다. 어쩌다 보니 하루하루 치열하게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저는 워커홀릭이라 쉬어도 3~4일 지나면 다시 일하고 싶다. 생일 때도 공연을 했고, 12월 31일에도 공연이 있는데 그런 특별한 날에 하는 것도 좋다. 의미가 있으니까. ‘노량’도 꼭 봐달라. 한국인이라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