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수주 300억달러 눈앞…내년 목표 '350억달러 이상'

박초롱 2023. 12. 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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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57% 미국·사우디서…최대수주는 6.6조원 현대건설 사우디 아미랄프로젝트
PPP로 발주 방식 빠르게 전환…韓기업 PPP수주 비중은 5.1%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 (서울=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24일(현지시간) 현대건설이 아람코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2023.6.25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해외건설 수주가 4년 연속 3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목표치 350억달러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내년 목표치는 더 높게 잡기로 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292억5천만달러(약 38조1천4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수주액(272억9천만달러)보다 7.2% 늘어난 수치다.

2019년 223억달러였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20년 351억달러로 증가한 뒤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를 기록했다.

연말에 수주가 몰리는 점을 고려해 올해 목표치 달성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끌었다.

해외건설협회의 월별 수출 통계를 보면 올해 1∼11월 해외건설 수주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북미·태평양으로 전체 수주액의 34.1%(94억5천만달러)를 차지했다.

중동(30.2%), 아시아(20.4%), 유럽(6.4%), 중남미(5.0%), 아프리카(3.9%)가 뒤를 이었다.

북미·태평양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8%, 중동은 11.3% 늘어난 가운데 아시아지역 수주는 48.9% 줄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수주액이 92억5천만달러(33.4%)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64억8천만달러·23.4%), 대만(14억9천만달러·5.4%) 순이었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본격화…내달 착공 (서울=연합뉴스)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수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부지. 2022.5.27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건설사들이 미국에서 높은 수주액을 기록한 배경에는 그룹사 물량이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등을 위해 우리 기업이 현지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세운 데 따른 효과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47억달러)을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배터리합작공장 L-JV 프로젝트(12억달러)와 S-JV프로젝트(17억5천만달러), 미국 현대차공장 신축공사(6억7천만달러) 등을 따냈다.

올해 단일 수주 물량으로는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1·패키지4가 총 50억7천600만달러(약 6조6천억원)로 규모가 가장 컸다.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최대 규모 해외 건축공사 수주는 삼성물산이 푸본생명보험으로부터 수주한 대만 가오슝 아오지디 복합개발 프로젝트(6억1천200만달러)다.

해외건설 세일즈의 장' GICC에서 우크라 재건협력 MOU 체결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3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특별세션'에서 참석자들이 MOU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얀 스탈린스키 폴란드 건설협회장, 타데우시 피오트르 코신스키 폴란드 국무장관, 박선호 해외건설협회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알렉산드라 셰르박 우크라이나 건설협회 본부장. 2023.9.19 jin90@yna.co.kr

국내 부동산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에 적극적으로 해외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내년 세계 건설시장이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주 목표치를 올해보다 더 높게 잡는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해외건설 연간 수주 5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4대 건설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사우디 네옴 등 발주가 밀린 프로젝트와 인도네시아 플랜트 사업, 신재생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돼 올해보다 수주 환경은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건설 프로젝트 발주 방식이 투자개발사업(PPP)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신재생·친환경 분야 발주가 증가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해외건설 발주 트렌드 변화 전망 및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프로젝트 규모가 대형화하면서 재정 여건이 개선된 산유국들도 단순 도급형 발주를 줄이고 금융 조달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발주 방식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투자개발형사업(PPP)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개발사업은 사업 참여자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하고,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사업 방식이다.

우리 기업의 PPP 사업 수주 비중은 최근 5년(2018∼2022년)간 5.1%로 2013∼2017년의 3.3%에서 1.8%포인트 증가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PPP 등 투자유치를 통해 재건사업에 필요한 7천500억달러의 3분의 1인 2천500억달러를 조달하려고 계획 중이다.

사우디 역시 탈석유, 경제 다각화를 위해 약 1천50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게 '비전 2030'의 핵심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네옴 프로젝트의 예상 사업비 5천억달러 중 3분의 1이 투자 사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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