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발걸음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전통에너지 시장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계속해서 이어지는 전쟁 상황으로 인해 급격한 에너지 가격 변동과 에너지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국가들의 석탄, 원유 및 가스 시장의 동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며 전기 자동차와 재생에너지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자본통제에도 불구하고 원유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메이저 석유 기업들은 원유 및 가스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 수출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 세계 1위로 매년 발전 비중을 늘려가고 있지만, 석탄 및 석유 소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확대하며 자국 원유 생산량과 비축량을 높이는 데에 힘쓰고 있다. 중국 국영석유회사는 세계의 산유지 중심인 중동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동시에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인도는 올해 세계 1위 인구대국과 5위 경제대국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중국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수요 정점을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원유 소비량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일본은 2021년 석유 및 가스 자원개발률 40.1%로 당초 계획보다 10년 앞서 목표를 달성했다. 해외자원개발 통합지원기구(JOGMEC)를 통해 민간기업에 출자 및 융자 지원을 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작년에 비해 올해 예산을 2배 이상 늘렸다.
이러한 국제 흐름에 따라 국내 석유 및 가스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 원유 소비국가나 에너지 수입은 2021년 기준 94.3%에 달한다.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최근 중동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증가하고 있으며, 석유 및 가스 자원개발률은 10.7%에 그쳐 글로벌 에너지 시장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이처럼 해외자원개발 중요성이 다시 대두됨에 따라 정부는 민간기업 주도의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인 만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의 자체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수한 인재들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활동을 촉진하고 이를 지원하는 제도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
원유 및 가스 분야의 기술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탄소중립 실현도 추구해야 한다.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 개발을 촉진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탄소저감 기술을 개발 및 이용을 촉진하는 정책 수립이 뒷받침돼야 한다.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해서는 규제환경을 개선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정책적 투명성을 높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국가 및 국제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국제 협력은 국가 간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므로 국가 차원에서 일관적이고 효과적인 외교 노력도 필수적이다.
에너지 산업은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사업 위험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내외부 환경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인 자원개발 정책을 지원해야 하며, 이러한 정부정책과 산학연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연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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