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생각] 부와 추구와 가치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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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활동의 목표는 일찍이 케인스(Keynes)가 재치 있게 묘사했던 것처럼 '돈에 대한 사랑'과 '부의 무한 추구'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러한 경제활동의 가치나 목표가 도덕적으로 과연 정당한 것일까? 케인스와 센(Sen)은 누구보다도 더 크게 이에 반발하였다.
케인스는 인간의 가치 있는 삶은 돈에 대한 사랑이나 부의 증대를 넘어서 진정한 즐거움, 즉 창조, 고결한 삶, 아름다움 등과 같은 미덕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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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활동의 목표는 일찍이 케인스(Keynes)가 재치 있게 묘사했던 것처럼 '돈에 대한 사랑'과 '부의 무한 추구'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 목표는 개인의 경우는 물론 국가 전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
각각의 개인들은 돈을 버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하며, 벌어들여야 할 돈의 크기 즉 부에 어떤 한계도 두려 하지 않는다. 국가도 국내총생산(GDP)의 크기를 증대시키는 것에 경제활동의 목표를 두고 있으며, 각 국가별로 누가 더 큰 경제성장을 달성하는지 항상 경쟁한다.
경제활동의 이 목표는 19세기를 지배했던 공리주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제러미 벤담(Bentham)은 개인적 쾌락주의를 사회적 공리주의로 발전시켰는데, 개인 삶의 목표는 쾌락 즉, 공리의 증대에 있으며, 사회 전체도 쾌락의 총합계에서 고통의 총합계를 뺀 순 공리가 최대로 되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리주의 철학은 경제 영역에서 화폐 즉, 부를 공리의 척도로, 순부의 증대를 최대행복의 지표로 간주했다. 경제활동의 목표는 이제 부의 증대가 되었다. 더욱이 사회적 부를 개인 부의 단순합계로 보거나, 또는 개인적 이익 추구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적 이익으로 나타난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화폐 사랑과 부 추구를 '미덕'으로 여기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경제활동의 가치나 목표가 도덕적으로 과연 정당한 것일까? 케인스와 센(Sen)은 누구보다도 더 크게 이에 반발하였다. 케인스는 인간의 가치 있는 삶은 돈에 대한 사랑이나 부의 증대를 넘어서 진정한 즐거움, 즉 창조, 고결한 삶, 아름다움 등과 같은 미덕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리주의는 경제활동 목표의 '거짓 신념'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그는 사회적 부가 개인들의 자유방임적 이익 추구로부터 온다는 것에 대해서 극히 부정적이었다. 개인들의 무분별한 이익 추구는 실업과 불평등 같은 사회문제를 낳고, 이러한 사회에서 개인의 가치 있는 삶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케인스는 실업과 불평등의 원인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자유방임 대신 적절한 공공적 개입을 주장했던 것이다.
한편 센도 경제활동의 목표를 부의 증대에 두어서는 안 되며, 각 개인의 실질적 자유 즉, 교육과 건강 등의 기본적 권리 실현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방임의 사적 이익 추구가 아니라, 부의 합리적 분배를 통한 불평등과 빈곤의 해소(이를 위해 민주주의가 필요), 차별철폐를 통한 모든 인간의 기본권 충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다 가치 있는 삶이나 모든 인간의 기본권 실현을 위해서는, 물론 경제적 성장의 충족이 필요하다. 케인스나 센도 이러한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최종목표의 달성을 위해 부의 증대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의 증대 그 자체가 경제활동의 목적이 된다거나, 실업이나 빈곤, 불평등을 수반하는 사회적 부의 증대가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경제활동 저변의 철학은 케인스나 센이 아니라 공리주의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 같다. 끊임없는 돈에 대한 사랑과 부의 추구가 무자비한 경쟁과 배제를 공정하고 정당한 것으로 여기게 하며, 실업과 불평등, 빈곤의 사회 문제를 개인의 능력 문제로 치부하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삶과 개인마다의 기본권 향유를 위해서, 우리 경제활동의 목표에 대한 더 많은 철학적 사유와 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조복현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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