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대전의 나눔 산타가 되어주세요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난 12월 1일부터 시작한 '희망2024 나눔캠페인'이 어느덧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전 지역 62일간의 나눔캠페인 기간 동안의 목표 모금액은 66억 9000만 원으로, 전년 캠페인 모금 목표액인 59억 3000만 원에 비해 7억 원 이상 늘었지만, 이에 비해 나눔 온도는 오히려 더디게 올라가는 상황이다.
대전지역의 기부금이 낮은 이유는 뭘까? 환경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대전은 타 지역에 비해 대기업이 부재한 상황이라 큰 성금의 참여가 저조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상황이 마비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모금 환경이 어려웠던 2020년의 상황에서도 대전지역의 나눔 온도가 125% 초과달성한 것만 보아도, 대전 시민들은 힘든 상황일수록, 서로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하고 나눔에 적극적으로 함께해줬다. 이런 나눔의 참여들이 모여, 대기업의 부재를 보완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욱 많은 희망을 전해줄 수 있었다.
올해에도 대전 시민들이 연말연시 함께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나눔의 장을 마련하고자,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지난 5일, 대전시청 순회모금을 시작으로, 5개 구청별 순회모금을 실시했다. 각 구와 동별 자생단체들은 각 모금봉투를 들고 참석, 지역사회 내에서 나눔 문화가 더욱 퍼질 수 있도록 함께 해줬다. 어린이집 원아들은 고사리 손으로 함께 모은 저금통을 들고와, 이웃을 생각하는 예쁜 마음을 전했다. 어린이집 아이들은 참석한 구민들을 위해, 열심히 배운 공연을 선보이기도 하면서, 나눔으로 하나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순회모금 때 참석한 한 장애인 직업재활기관은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업에게 지원받은 기탁금으로, 발달장애청소년 목공 동아리활동을 진행하고, 장애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목공예품을 판매한 수익금을 전액 다시 기부하기도 했다. 지원을 받는 기관에서 더 나아가, 다시 기부로 참여할 수 있는 나눔의 선순환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초등학교 전교회장과 부회장은 추운 겨울 지역 어려운 노인들이 따스하게 겨울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교내 학우들과 의견을 공유,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모으기도 했다. 이렇게 초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모은 기부금을 순회모금 때에 전달하며, 지역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아이들의 기특한 마음도 더해져, 작은 기부가 큰 의미를 갖는 순간이었다.
5개 구청과의 협조를 통한 순회모금은 끝났지만, 여전히 캠페인 목표액인 66억 9000만 원에 닿기에는 모금된 금액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금액으로 보면 너무나도 큰 것 같지만, 사실 이웃을 생각하는 따스한 마음으로 모두 함께 한다면 충분히 달성될 수 있는 금액이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대전시민은 144만 명 정도로, 해당 집계를 토대로 보면 대전 시민 1인당 5000원 정도 기부에 참여해도 충분히 목표액을 초과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작은 금액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많이 가져야 나눌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순회모금에 참여한 기부 사례를 통해 넉넉하지 않아도 기꺼이 나눔에 참여하는 따스한 산타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가진 것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소액일지라도 자발적으로 나눔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나눔 산타'들은 소액이라 부끄러울 뿐이라며, 오히려 나눔을 통해 받는 행복이 더욱 크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소중한 마음을 작은 금액이라도 나눔으로써 전하고, 나눔이 주는 따뜻함과 희망을 경험하며 행복을 느낀다.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나눔이 더욱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옛말의 '십시일반'처럼 작지만, 함께하면 우리 사회에는 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이웃을 생각하는 선한 마음을 펼쳐내어, 대전의 '나눔 산타'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유재욱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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