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올해의 인물 ‘박정훈 대령’, 그의 봄을 기다린다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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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인물.
안타까웠던 그 사건이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의 일상을 뒤흔들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박정훈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 해병대 군사경찰단장 등 보직에서 해임됐다.
그리고 〈시사IN〉 송년호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실 분들께 조금 이른 송년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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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인물. 매년 〈시사IN〉 편집국 구성원들의 무기명 투표와 토론을 통해 선정한다. 올해는 의견이 빨리 모아졌다.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다.
2023년 7월20일. 해병대 1사단 소속 채 아무개 상병이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순직했다. 장병들의 안전을 도외시한 무리한 수색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안타까웠던 그 사건이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의 일상을 뒤흔들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사를 맡은 그는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법대로’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인계했다. 사건을 인계한 날, 그는 ‘사건 이첩 보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었다. ‘집단항명 수괴’ 혐의였다(나중에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었다). 박 대령은 ‘채 상병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이 취소된 이후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 해병대 군사경찰단장 등 보직에서 해임됐다. 현재 경기 화성 해병대 사령부로부터 2㎞ 정도 떨어진 건물에서 혼자 근무한다. 그가 상부의 지시대로 사건 이첩을 보류했다면, 그가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히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12월7일, 첫 군사재판이 열렸다. 박정훈 대령은 “진실이 규명되고 정의가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정의로운 재판이 되길 바란다. 언젠가 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고 채 상병의 무덤 앞에 서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박정훈의 봄’을 기대한다.
올해의 책. 〈시사IN〉 문화팀이 현업에서 일하는 편집자들에게 설문조사를 벌여 한 해 출판가를 조망한다. 올해 두각을 나타낸 출판사, 번역가, 신진 출판사를 취재해 실었다. 자기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며 문화를 두텁게 만드는 이들의 모습을 지면에 기록했다. 독자 여러분도 자기만의 ‘올해의 책’을 꼽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올해의 사진. 사진가 13명(〈시사IN〉 기자 4명 포함)이 참여했다. 이들이 포착한 ‘올해의 사진’에 짧은 에세이를 붙였다. 외부 필자로 금정연 김소연 김숨 김지연 김혜영 노순택 서영걸 서효인 송승언 오은 이동은 이서수 임재정 정보라 정세랑 정지돈 조해진 진은영 최은미 최의택 최진영 홍은전 등이 글을 보탰다. 참여해준 사진가·필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시사IN〉 송년호로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실 분들께 조금 이른 송년 인사를 드린다.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차형석 기자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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