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빙하기에도 이런 스타트업은 투자 받았다
바이오 기술 기반 스타트업 ‘심플플래닛’은 배양육의 틀을 깼다. 세포 농업 기술로 고깃덩어리 대신 파우더 형태의 배양육을 개발해 범용성을 넓힌 것이다. 배양육 파우더는 일반 소고기와 유청 단백질 대비 높은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고, 흡수율도 높다.
대량생산이 가능하면서도 활용도와 품질이 좋은 식품 원료를 제시한 덕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로 투자 심리가 사그라들면서 벤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빙하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도 심플플래닛처럼 얼음을 녹이는 데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다. 올해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특징을 알아봤다.
◇ICT, 바이오, 기후테크 주목
많은 VC들이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가운데, 되레 투자 규모를 확대한 기관이 있다. 디캠프는 창업경진대회 ‘디데이’와 협력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초기 창업팀을 적극 발굴하며 올해 11월 기준 총 53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32억4000만원이었던 작년 투자금액 대비 약 63%나 증액한 것이다. 투자 대상 기관도 42곳으로 작년(21곳)대비 2배 늘렸다.
디캠프가 가장 많은 투자금을 투입한 영역은 ICT 서비스 분야다. 디캠프는 올해 해당 분야에 속하는 12개 기업에 총 15억원을 투자했다.
ICT 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팀워크(스마트 도면 관리 솔루션)와 남도마켓(남대문 시장 도소매 거래 플랫폼), 펑션투웰브(프론트엔드 개발 생산 소프트웨어) 3곳으로, 모두 2억원 안팎의 투자금을 받았다. 산업군은 다르지만 기업의 업무 효율을 도모하는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디캠프는 총 7곳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9억5000만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알고케어(개인 맞춤형 영양관리 솔루션), 브레디스헬스케어(치매 조기 진단 및 예방관리 솔루션), 슬로웨이브(뇌파, 호흡, 행동성을 통한 수면장애 진단 솔루션)가 2억원씩 투자금을 유치해, 해당 분야에서 가장 많은 금액의 투자를 유치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기후테크’ 분야의 약진이다. 디캠프는 위미트와 심플플래닛(대체육), 커널로그(태양광 발전소 유지보수 솔루션), 아크론에코(폐플라스틱 초음파 열분해 설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분투 중인 8개 기업에 투자했다.
이창윤 디캠프 직접투자팀장은 “올해 정부의 기조에 맞춰 10대 초격차분야를 관심있게 봤다”며 “올해도 다양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지만 내년에는 기존에 투자를 많이 하였던 ICT 및 서비스 분야 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도 더욱 주목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빙하기에도 식지 않는 창업 열기
잘나가는 스타트업은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팁스(TIPS) 추천 프로세스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팁스는 많은 스타트업의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디캠프 등 VC들은 자체 평가 절차를 거쳐 추천팀을 선정해 팁스 선정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한다. 최종 선정된 경우에는 협약을 체결해 연구개발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사후 관리까지 해준다. 올 하반기에 맞추다와 커리어데이 2개 기업이 디캠프를 통해 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결실을 맺었다.
디캠프는 창업 지식이 부족한 이들을 위해 ‘초기 창업팀을 위한 스타트업 가이드북’을 최근 발간했다. 창업 준비부터 시작, 운영 등 각 단계에서 필요한 팁과 주요 VC 목록,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정보를 망라했다. 매주 평균 100명 이상이 가이드북을 찾으며, 누적 조회수는 1만5000건을 넘었다.
디캠프 패밀리사의 후속 투자유치를 돕기 위한 메일링 페이지도 생성해 운영 중이다. 상시 열람할 수 있으며 분기별로 업데이트를 한다. 기업별로 검토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 투자자는 관심 기업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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