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 걱정에 누워서만 지낸다고요?…큰일 납니다"[헬스노트]

천선휴 기자 2023.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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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인 경우 임신중독증 등 부작용 위험 높아…신체활동 필수
미세먼지도 혈압 상승·임신성 당뇨에 영향…"공기질 신경써야"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나 요즘 거의 누워서만 지내."

임신 5개월차에 접어든 A씨(35)는 임신인 걸 확인하고부터는 거의 누워서만 지낸다. 나이도 많은 데다 힘들게 가진 아이여서 혹시라도 조산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문제는 급격히 불어나는 체중. 원래부터 경도 비만이었던 A씨는 임신 후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시작하면서 몸무게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A씨는 출산 때까지 웬만하면 외출은 자제하고 무리한 일은 삼갈 생각이다.

A씨처럼 임신을 한 후부터 조산을 막기 위해 누워 지내는 임신부가 많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아이와 산모의 건강에 큰 위험을 줄 수 있는 행동이다.

오수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우리나라 산모들은 보통 임신 후 신체활동을 적게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조산을 예방한다며 많이 누워지내곤 하는데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산부인과학회나 영국의 지침 등에 따르면 모든 임신부는 임신 중 하루에 적어도 30분 중등도 강도의 신체 활동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임신과 비만은 공존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 영국 등 여러나라에서는 임신 전부터 체중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 교수는 "캐나다에선 임신 전 체질량지수를 25~30 kg/㎡ 미만으로 감소시킨 후 임신하라고 한다"며 "임신 전은 물론 임신 중에도 임신성 당뇨와 더불어 비만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6~2020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산전 관리를 받으며 한 명의 아이를 낳은 산모 3078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이 임신부와 태아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먼저 환자군을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 유무에 따라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이 모두 없는 경우 △비만 없이 임신성 당뇨병만 있는 경우 △임신성 당뇨병 없이 비만인 경우△비만과 임신성 당뇨병 모두 있는 경우 등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여기서 비만 기준은 임신 전 체질량지수가 25kg/㎡ 이상일 경우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연구 결과 임신성 당뇨병 없이 비만인 임신부는 임신성 당뇨병만 진단된 임신부보다 부작용 발생 수치가 더 높았다.

또 임신성 당뇨도 비만도 없는 그룹과 임신성 당뇨만 있는 그룹의 경우 부작용 발생이 비슷하게 나타난 것도 의외의 결과였다.

오 교수는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된 임신부들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운동 등으로 당뇨 수치를 잘 관리했다"며 "비만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일반 산모만큼 안전한 출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비만 임신부들이 체중 관리를 왜 잘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며 "임신 중 체중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News1 DB

임신부가 피해야 할 것은 비만 말고 또 있다. 이 또한 의외인 '미세먼지'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7개 대학병원을 찾은 333명의 단태아 임신부를 임신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고 실내 미세먼지 측정기를 배포했다.

연구팀은 임신부들이 최소 일주일 이상 측정한 실내 미세먼지 농도와 지리정보체계(GIS)를 이용해 수집한 실외수치를 바탕으로 미세먼지가 임신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고농도 PM2.5(≥10㎍/㎥)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임신부에서 임신 말기에 혈압 상승, 중성지방 증가, 임신성 당뇨병의 증가세가 나타났다.

또 PM2.5를 10㎍/㎥와 25㎍/㎥를 기준으로 나눠 층화 분석을 한 결과 말기 임신부의 혈압 상승과 임신성 당뇨에 각각 2.2배, 2.3배의 위험도 증가세를 보였다.

김영주 교수는 "임신부는 대개 실내에서 많이 머무르는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실내 공기질도 특히 신경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임신부의 대사성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고 임신 예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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