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받았던 SD의 심각한 재정난? "이정후 쫓았지만, 돈에서 밀렸다" 급기야 김하성 트레이드 가능성 '거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지난해 무리한 투자를 감행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재정 문제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결국 '쩐의 전쟁'에서 이정후의 영입전 패했고, 이로 인해 김하성의 트레이드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샌디에이고의 행보는 매우 공격적이었다.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이끄는 뉴욕 메츠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내면서 비록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지만, 샌디에이고는 매우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김하성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라는 유격수 자원이 둘이나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잰더 보가츠와 10년 2억 8000만 달러(약 3651억원)의 계약을 맺은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를 영입한 이후에는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샌디에이고는 '간판타자'로 불리는 매니 마차도가 '옵트아웃'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을 택하자 무려 11년 3억 5000만 달러(약 4564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물론 기존에 남아 있던 계약인 5년 1억 5000만 달러(약 1956억원)에 1억 7000만 달러(약 2216억원)가 더해진 것이었지만, 두 선수에게만 쓴 금액은 무려 6억 3000만 달러(약 8215억원)이었다.
샌디에이고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미·일 통산 196승'을 기록 중인 다르빗슈 유가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16승 8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커리어하이에 버금가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자 6년 1억 800만 달러(약 1408억원)의 계약을 안겼다. 게다가 김하성과 키스톤 콤비로 활약해오던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도 연장계약의 기쁨을 안겼다. 이들의 계약 규모는 7년 8000만 달러(약 1043억원).
샌디에이고가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은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는 89승 73패 승률 0.549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랭크,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에 오르면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뉴욕 메츠,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다저스를 무너뜨리며 챔피언십시리즈(NLCS)까지 진출하면서 월드시리즈(WS)까지 욕심을 내볼 수 있게 된 까닭이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성적은 분명 아쉬웠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초반부터 실망스러운 스타트를 끊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시즌 막바지 성적을 끌어올리며 82승 80패 승률 0.506으로 5할 이상의 승률을 손에 넣었지만,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2경기 뒤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후에는 지난 9월 5000만 달러(약 652억원)을 대출받은 사실까지 알려졌다.
재정적인 문제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계속해서 샌디에이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충격적인 행보는 후안 소토의 트레이드였다. 지난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해 올해까지 통산 6시즌 동안 779경기에 출전해 768안타 160홈런 483타점 527득점 타율 0.284 OPS 0.946의 성적을 거두는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스타'로 지난 2022시즌 샌디에이고가 큰 출혈을 감수하면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는데, 당장 소토의 내년 시즌 몸값을 감당하기에 부담을 느껴 다시 트레이드를 시도한 것.
샌디에이고는 스토브리그가 시작한 직후부터 소토를 데려갈 팀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최근 뉴욕 양키스와 2대5의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샌디에이고는 소토를 비롯해 트렌트 그리샴을 내주는 대가로 마이클 킹과 자니 브리토, 드류 소프, 랜디 바스케스, 카일 히가시오카를 품에 안았다. 여러 선수들을 품에 안게 됐지만, 분명한 것은 소토와 그리샴에게 들어가는 급여보다는 부담이 덜한 선수들이다.
샌디에이고는 소토와 그리샴을 트레이드하면서 외야수가 필요해진 까닭에 이정후와도 접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소토와 그리샴을 떠나보내면서 금액적으로 여유가 생긴 만큼 현지 언론에서는 샌디에이고가 이정후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영입전에 참전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3억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샌디에이고행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정후의 영입전 패배가 자본 때문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소개자하 샌디에이고는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샌디에이고 관계자들은 스캇 보라스의 고객(이정후)이 6년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것에 놀라지 않았다"며 "샌디에이고는 이정후를 쫓았지만, 디비전 라이벌에 의해 금액에서 뒤처졌다. 샌디에이고의 제안은 뛰어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됐지만, 몇몇 소식통은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제안한 것에 미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즉 이정후에게 영입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액적인 면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쫓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팀 페이롤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훌륭하게 돌았던 세스 루고와 마이클 와카가 떠나는 것을 그저 지켜만 봤다. '디 애슬레틱'은 "후안 소토를 양키스로 보내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 실행이 이들의 노력이었다"며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동일한 계약으로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었다면, 또 다른 좌타자 또는 최소 한 명의 선발 투수 또는 여러 명의 불펜 투수를 처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정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샌디에이고는 팀 페이롤을 더 낮춰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또다시 트레이드가 진행될 수 있다. 여기서 김하성의 이름이 거론됐다. 김하성은 2024시즌이 끝난 뒤에는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와 +1년의 옵션이 있지만, 올해 아시아 출신의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품으면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한 만큼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가능성은 낮기에 일찍부터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크로넨워스와 김하성의 트레이드 후보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무리한 지출로 인해 '쩐의 전쟁'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밀려나 이정후의 영입전에서 무릎을 꿇은 샌디에이고가 김하성도 트레이드로 떠나보내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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