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 136곳… 지방 소멸 부르는 ‘학교 소멸’ [집중취재]
포천·화성 등 ‘비도심지역’ 급증...“다양한 특성화 교육 지원 필요
학교. 누군가의 수년간 추억이 담긴 곳이자 누군가의 수많은 미래가 자라는 곳. 그런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학교가 줄어드는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으면 학생도, 학부모도 떠나 결국 지역의 소멸로 이어진다. 반면 신도시가 들어서는 곳이면 언제나 과밀학급 우려가 따라붙는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항의의 목소리는 커지고, 교육당국의 시선도 과밀학급에만 머문다. 그 사이 또 다른 소규모 학교들은 존폐 위기에 처한다. 이에 경기일보는 학교의 소멸을 막으면서도 과소학급과 과밀학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한다. 편집자주
경기도 소멸 학교 생존기
#1. 화성 병점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혜리씨(가명·여·44)는 최근 고민이 많아졌다. 병점초가 폐교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인근 교육 인프라 역시 함께 줄어들고 있기 때문. 김씨는 “수년 전부터 학생이 줄고 학교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학원들도 이사를 갔고, 그 흔한 공부방조차 주변에서 모두 사라졌다”면서 “아이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2. 지난 3월 안성 방초초등학교가 줄어드는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개교 59년 만에 문을 닫았다. 방초초는 인근에 있는 일죽초등학교와 통폐합 절차를 거쳤고, 학생들은 일죽초를 비롯해 인근 죽산초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학령 인구 감소와 소멸 위기 지역의 인구 유출로 경기지역 소규모 학교들이 소멸 위기에 놓였다. 교육 인프라의 부재는 인구 유출을 야기하고 이는 지역소멸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입학생이 10명 이하인 도내 초·중학교는 136개교(초등 125개교·중 11개교)에 달한다. 입학생 10명 이하 학교가 93개교였던 2012년과 비교하면 불과 10년 사이 43개 초·중학교가 추가로 소멸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처럼 입학할 학생이 없는 학교는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입학생 10명 이하 학교는 116개교(초등 107개교·중 9개교)였는데, 최근 1년 만에 20개교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특히 소멸 위기를 맞은 학교는 비도심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입학생이 10명 이하인 초·중학교를 지역별로 보면 포천 16개교(초등 13개교·중 3개교), 화성 16개교(초등 15개교·중 1개교), 파주 15개교(초등 15개교), 양평 12개교(초등 10개교·중 2개교), 여주 11개교(초등 10개교·중 1개교), 연천 11개교(초등 9개교·중 2개교), 안성 9개교 (초등 9개교) 등의 순으로 많았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인프라의 부재는 지역의 인구 이탈과 지방 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교육 인프라의 중심인 학교가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규모학교의 기존 시설과 환경을 효율적으로 활용, 학교 본연의 고유성은 해치지 않고 다양한 특성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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