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만능 맥가이버, 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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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입문하기 전에는 농사만 잘 지으면 농민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농사를 직접 시작해보니 농사를 잘 짓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상품 선별도 잘하고, 포장도 잘하고, 잘 팔고, 고객관리까지 잘해야 하는 게 농민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공사 같은 큰일을 치를 때 계약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든 일에 대한 증거를 남겨놓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뼈저리게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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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입문하기 전에는 농사만 잘 지으면 농민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농사를 직접 시작해보니 농사를 잘 짓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상품 선별도 잘하고, 포장도 잘하고, 잘 팔고, 고객관리까지 잘해야 하는 게 농민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청년농이 농업 관련 교육을 들으러 가도 위와 같은 전반적인 교육을 해주기 때문에 ‘사실 나도 원래 목표는 이 정도만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이런 생각도 바뀌었다. 지역특산물인 진주딸기와 우리 집에서 직접 농사지은 창원단감을 넣은 망개떡 가공업을 시작하면서 다른 분야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최근엔 농민은 공사나 수리 등 건설과 토목, 더 나아가 부동산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건이 생겼다. 식품 가공·판매장이 필요하게 돼 낡은 건물을 구입해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대형 수리 공사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우선 어떤 시공업체를 선택할지부터 난항이었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 직접 만든 생과일 망개떡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파는 우리 집은 온라인에 소비자의 꼼꼼한 후기가 남는다. 과일의 신선도, 떡의 쫀득함, 택배포장 상태, 더 나아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택배기사의 친절도와 택배 당일의 날씨까지 말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식품가공업체·시공업체는 우리처럼 검색하면 후기가 나오는 업종도 아니다보니 그저 여러곳에 전화를 돌려 견적을 받아보고 공사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공사 완료 시기가 나중에 발목을 잡았다. 완료 시기는 2021년 2월이었고, 애초에 월세로 있던 가공매장에도 그 시기 즈음 퇴거를 한다고 이야기해놓은 상황이었다. 문제는 시공업체가 공사 기한을 지체하고 있었다는 것. 매일 공사 현장에 가봤지만, 정작 현장에 가봐도 잘 몰랐기에 어떤 부분 때문에 공사가 지지부진해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퇴거해야 할 2월까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우리 가족은 주인분께 사정사정해 빌린 가공매장에 더 입주해 있으면서 망개떡을 만들어 파는 사정이었다. 그러고도 공사는 밀려 4월 중순이 넘어서야 준공됐고 미시공된 부분이 많아 지금까지도 시작 못한 부분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애초에 계약했던 시공업체는 2월 중순 이후로 공사를 하지 않아 결국 다른 개인업자를 시켜 일을 마무리해야만 했다.
문제는 이게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첫번째로 계약한 시공업체는 2월 이후 자신이 공사하지 않은 추가 공사비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공사 현장을 찾을 때마다 찍어놓은 사진과 영상이 있었고 두번째 공사업자와의 계약서 등을 가지고 변호사를 찾아갔다. 공사 같은 큰일을 치를 때 계약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든 일에 대한 증거를 남겨놓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뼈저리게 알게 됐다.
이런 일들을 겪고 나서 보니 농민이 직업인으로서 얼마나 많은 분야의 지식을 쌓아야 하는지 깨닫는다. 전화위복이라고는 하지만, 부디 다른 이들이 우리 가족과 같은 고생은 겪지 않길 바란다.
김미영 창원생과방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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