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장 유력 한동훈, 기회인가 독배인가...본인 결심에 달렸다
비주류 반대 여전...18일 연석회의 분수령 될 듯
내년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당 주류인 친윤석열계 핵심 그룹이 한 장관을 강하게 밀고 있고, 윤심(尹心)의 최전선에 있는 대통령실 기류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한 장관 본인의 선택에 달렸는데 여권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 이재명과 극명한 대조 강점
김기현 전 대표 사퇴 이후 비대위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민의힘 주류에서는 한 장관을 원톱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다. 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 장관은 전통적 당원의 압도적 지지는 물론, 여당에 비판적인 30·40·50대와 여성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평가가 좋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이라는 이중 과제를 해결할 사람은 한 장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매주 두세 번씩 형사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룰 수 있어 정권 심판 구도가 희석될 것이란 기대감도 깔려 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당이 변하려면 큰 에너지가 필요한데, 국민 지지가 높은 한 장관이야말로 그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대권주자로서의 위상 생각 안 할 수 없어
관건은 한 장관의 결심이다. 당이 처한 위기 상황과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비대위원장 수락이 자칫 독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당 수습은 물론 공천 과정에서 이전투구와 암투 속에 내부에도 적을 만들 수 있는 자리다. 취임 직후 직면한 과제도 '야당 공격수'를 자임하던 한 장관의 장기와 거리가 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징계 취소 소송 △'김건희 특검법'이 대표적이다. 비영남권 재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 등이 쏟아질 텐데, 이에 한 장관이 기성 정치인처럼 구렁이 담 넘어가듯 두루뭉술하게 답변할 경우 대중의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당내 의견이 모아질 경우 한 장관이 끝까지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 시간표만 앞세워 위기에 처한 당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한 장관은 앞으로도 당의 지도자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김한길, 원희룡, 나경원 등판 주장 계속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동훈 비토'도 적지 않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쇄신 대상자들이 자기가 살아남으려고 꼭 하는 짓들이 '김기현 체제 2기'를 언론 플레이를 통해 다시 만들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친윤 핵심 그룹이 물갈이를 피하기 위해 복잡한 당내 역학 구도에 어두운 한 장관을 간판으로 세우려 한다는 인식이다.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다 쓰러져 가는 집 문 앞에 페인트칠만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한 장관이 내년 총선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3선 하태경 의원은 "복잡한 정치 국면엔 정치력이 확인된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하고 한동훈에게는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이 본인과 당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비주류에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나경원 전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대안으로 언급된다.
18일 열리는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론에 대해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친윤 핵심 그룹이 조직적 찬성 목소리를 낼지 등이 관건이다. 지난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판장을 돌려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막고, 김 전 대표의 사퇴 직전까지 그를 엄호한 친윤계 초선 움직임도 관심사다. 재선의 이용호 의원은 "또다시 전당대회 시즌2 같은 세몰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고 견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한 장관 비대위원장설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는 분도 있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다 녹여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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