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 시나리오’보다 더 비극… 모든 인구 지표 OECD 꼴찌
고령화·부양 인구는 불명예 1등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과거 정부의 비관적인 시나리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미래 인구를 전망할 때 중립적 시나리오(중위 추계)뿐 아니라 낙관적(고위 추계), 비관적(저위 추계) 시나리오를 함께 제시해왔다. 그런데 비관적 전망보다 더 심각한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극단적인 저출산·고령화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국 중 장래 인구 모든 분야에서 불명예스러운 1등 또는 꼴찌를 기록하는 중이다.
통계청은 지난 2011년 ‘2010~2060년 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2022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중위 추계 1.37명, 저위 추계 1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5년 뒤 ‘2015년~2065년 인구추계’에서는 중위추계 1.26명, 저위추계는 1.09명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작년 합계출산율은 0.78명까지 고꾸라졌다. 가장 비관적인 예측보다 한참 더 낮은 수준이었던 것이다.
출생아 수도 최악의 경로를 밟고 있다. 2010~2060년 인구 추계에서 작년 출생아 수는 최악의 경우 32만명으로 예측됐고, 2015~2065년 추계에서는 35만1000명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작 작년에 실제로 태어난 출생아 수는 24만6000명에 그쳤다.
통계청은 최근 ‘2022~2072년 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2025년 합계출산율이 중위 추계로 0.65명, 저위 추계로는 0.63명일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출생아 수는 중위 추계로는 22만명, 저위 추계로는 20만명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역시 ‘장밋빛 전망’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경제인연합회는 “통계청의 출산율 추계 시나리오는 미래 여성의 출산 의지가 현재보다 회복될 것을 전제로 한다”며 “현재의 출산율 하락 속도를 고려하면 저위 추계보다 하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저출산·고령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 최신 추계와 유엔(UN) 세계인구전망을 비교하면, OECD 38국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2022~2072년까지 꼴찌다. 1명을 밑도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72년 47.7%로 1위다. 2072년에 고령자 비율이 40%를 웃도는 국가도 한국 외엔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 인구는 2072년 104.2명으로 1위로 올라선다. 통계청 추산에 따라 국내 생산연령인구가 2072년 1667만명으로 줄어들면, 국내 생산 연령 인구 3명 중 1명(36.7%)은 외국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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