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사회 논란 일으킨 中 AI회사 창업자, 55세로 떠나다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기업 ‘센스타임’의 창업자 탕샤오어우 홍콩중문대 정보기술학과 교수가 15일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6일 오후 센스타임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그가 투병 끝에 전날 23시 45분에 상하이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AI 산업의 개척자로서 탕은 계속해서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센스타임 홍콩 지사장 상하이룽은 “거성이 졌다. 하늘이 천재를 시기하는구나”라고 썼다. IT 업계에서는 그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주장 또한 돌고 있다. 탕샤오어우가 2014년 설립한 센스타임은 사람의 눈을 초월한 최초의 AI를 개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의 안면 인식 기술은 정확도가 98.52%에 달한다. 다만 센스타임은 중국 정부의 영상 감시 시스템에 참여하는 등 중국의 감시 사회 구축에 동원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탕샤오어우는 1968년 중국 동북 지역인 랴오닝성 안산에서 태어나 1990년 명문 중국과학기술대를 졸업했다. 이듬해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석사 학위, 1996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따는 등 전형적인 엘리트 공학도의 길을 걸었다. MIT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1912년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 수색에 기여한 ‘해저 로봇 연구소’에 합류했고, 이 과정에서 AI의 눈인 ‘컴퓨터 비전’ 분야를 집중 연구했다. 1998년 홍콩중문대 교수로 임용됐고, 2001년에는 이 대학 뉴미디어 연구실 설립을 주도했다. 2005∼2007년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 연구소의 컴퓨터 비전 파트를 맡으며 이 분야의 대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4년 6월 제자 쉬리와 함께 센스타임을 창업했다. 센스타임의 중국명 ‘상탕커지(商湯科技)’의 탕은 탕샤오어우의 성(姓)과 같은 글자인 동시에 고대 문자와 앞선 농업 기술을 개발한 기원전 상(商) 왕조를 세운 황제 탕왕(湯王)의 앞 글자를 따온 것이다. 3년 만인 2017년, 중국 국무원(정부)은 2030년까지 AI의 이론 기술 응용 등 모든 방면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차세대 AI 발전 규획’을 발표했다. 핵심 AI 기업으로 지목된 센스타임은 정부 사업을 대거 수주했고, 퀄컴·화웨이·샤오미와 협업하며 급속 성장했다. 센스타임은 2021년 말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이 회사 지분 21%를 보유한 탕샤오어우의 순자산은 한때 25억달러(약 3조2600억원)에 달했다. 학자형 기업가였던 탕은 종종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라”고 말하곤 했다. 중국 기업이 경쟁적인 ‘늑대’ 문화를 내세울 때도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2019년 칭화대 졸업식 연설에서 “좋은 학자가 되려면 올바른 훈련, 초인적인 재능, 인내와 지혜뿐 아니라 공감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탕이 이끄는 센스타임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을 지원한 혐의로 센스타임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AI가 적용된 폐쇄회로(CC)TV 등을 이용해 신장 지역을 감시하고 있다는 이유다. 센스타임은 2019년 10월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2021년 12월에는 미국 재무부의 투자 제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지난해 매출은 38억 위안으로 1년 전 대비 19% 하락했다. 지난해 적자 폭은 60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8월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다. 시장조사업체 그리즐리 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센스타임은 판매처가 모호한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고, 미래 이익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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