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거래소, 핵심 가상화폐·토큰증권 빠져 한계
- 수익성 높은 거래상품 모색 절실
- 전국적인 인지도 높이기도 과제
- 우선협상 컨소 수도권업체 포진
- 지역 블록체인업계 소외 목소리
블록체인 기반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X)를 설립·운영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서 거래소 설립이 본격화한다. 거래 대상에 가상화폐와 토큰증권(ST)이 빠지면서 상품 발굴 및 마케팅이 중요해진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컨소시엄 대부분이 수도권 업체라 지역산업 생태계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1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지난 14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및 운영 사업자 선정 평가위원회를 열고 부산BDX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본지 지난 15일 자 4면 보도)했다. 부산BDX컨소시엄은 금 거래 플랫폼 등 디지털 자산사업을 벌이는 아이티센(시총 1600억 원)을 중심으로 IT기업, 금융권, 지역업체 등 중견·중소기업 규모의 11개가 연합 형태로 꾸려졌다. ‘2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공모에 시총 2조 원 규모의 게임회사 위메이드도 지원했다. 시총 규모는 아이티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메이드가 크지만 가상화폐 위믹스를 둘러싼 잡음들이 감점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란 의견이다.
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절차를 거쳐 적합 여부를 판단하고 연내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사업자를 지정한다. 사업계획 및 지원사항 협의를 거친 뒤 부산시의회 동의를 얻으면 내년 1월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거래소는 100% 순수 민간 법인으로 설립된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거래소 시설 비용 투자를 비롯해 운영·소유권 등을 모두 가지게 된다. 시는 거래소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조례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지원 역할을 맡는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거래 대상은 ‘토큰화되어 거래될 수 있는 모든 상품’으로 정리된다. 귀금속 지적재산권 탄소배출권 등이 포함된다. 다만 가상자산과 ST는 제외된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ST와 가상자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디지털상품거래소가 문을 열더라도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장기적으로 거래 대상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참여하는 만큼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가지고 나서야 하는데 가상자산과 ST가 빠진 건 아쉬움이 있다. 안전하고 수익성도 좋은 상품을 많이 발굴해서 상장하지 못하면 초기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거래소 역시 규모의 경제를 고려하면 거래량이 많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우후죽순 민간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기술 구축과 함께 매력적인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자본시장거래법 특정금융정보법 등 규제에 잘 대응하는 한편 유저들이 찾는 상품을 발굴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지도 측면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 극복해야 할 과제다. 가상자산은 기존의 대형 거래소가, ST는 금융권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일찍 자리매김하려면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부산에서만 뜨겁지 다른 지역에서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단순히 부산시라는 브랜드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지도를 쌓으려면 마케팅에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사업인데 지역 업체가 소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 대부분이 수도권 업체다. 지역 업체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거나 사업 제안을 받으면 좋겠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앞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 IT업계와 학계, 지역 블록체인기업과 제대로 소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블록체인 관계자도 “앞으로 컨소시엄에서 주도적으로 거래소 구축에 나서면 지역업체보단 이들이 잘 아는 수도권 네트워크가 많이 활용되지 않겠나. 블록체인 산업이 수도권 업체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부산 업체들도 서울에서 많이 활동하려고 하고 네트워크를 쌓으려고 한다. 지역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려면 부산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