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B2B와 B2C의 경계 허무는 B2B2C 마케팅 시대
최종소비자 경험 중심의 다층적-개방형 전략 필요
이에 수많은 LOB의 서로 다른 페인포인트를 해결해주면서 공통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 구매 의사결정의 참여자들이 갖는 페인포인트는 각자가 맡은 역할과 책임에 따라 다르지만, 단 하나의 지점에서 결국 공통적이다. 이들의 고객, 즉 최종소비자에게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B2B와 B2C의 구분을 허무는 B2B2C 마케팅은 그래서 필요하다. B2C 최종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과 인사이트를 가지고 이를 B2B 고객에게 접목할 때 최고의 마케팅·영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B2B2C에 성공한 기업은 공통적으로 5가지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들을 잘 결합해 각 기업에 적합한 성공 방정식을 찾아야 한다.
첫째는 다층적 마케팅 전략이다. B2B 시장에선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B2C 소비자들에게 별도의 광고 및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B2B와 B2C 고객 모두에게 브랜드 가시성을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시장 포지셔닝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다층적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이 과정에서 최종소비자의 구매 동기 및 행동양식을 파악하고, 시장의 유통경로와 B2B 구조 전반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최종소비자와 B2B 고객 양면에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둘째는 고객 경험 중심 전략이다. 성공한 기업은 고객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인다. 이 전략은 특히 기업형 유통 채널이 고객과 접점을 갖고 있을 때 효과가 크다. 올해 북미 시장에서 성공적인 판매 성과를 이뤄낸 기아가 대표적 사례다. 재고 차량 구매를 선호하는 미국 자동차 소비자들의 특성에 주목해 제조사 웹사이트에서 딜러별 재고 현황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했다. 딜러 그룹을 상대로 한 B2B 영업을 하면서도 최종소비자들과 직접 상호작용을 하면서 고객 경험 개선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이 약 6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셋째는 개방형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B2B2C 모델에선 제조업체, 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 모두와의 협력이 필수다. 이들 간의 파트너십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픽 처리 유닛(GPU) 분야 최고의 기업인 엔비디아 사례가 주목을 받는다. GPU를 B2B 채널로 단순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개발자들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제공해 자사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자연스레 엔비디아는 개발자나 사용자들에게 가장 선호되는 GPU 브랜드가 됐다.
넷째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데이터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은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의 구매 결정을 지원한다. 여기서 얻은 고객 니즈와 관심사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콘텐츠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다섯째는 클라우드 고객관계관리(CRM)와 마케팅 자동화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객의 웹사이트 방문 행동과 e메일 반응 등을 추적하고 분석해 고객 관심사를 파악한 후, 정교하게 타기팅한 캠페인을 펼치는 도구다.
이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두 가지 선행 요소도 주목해야 한다. 먼저, 목표 고객의 페르소나(정체성)를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B2B2C 마케팅을 위해선 B2B 페르소나와 B2C 페르소나를 각각 만들어야 한다. B2B 고객에선 주로 비용, 효율성, 생산성 향상 같은 비즈니스 목표 달성이 중요하다. 현재 업무에 관련한 특정 비즈니스 문제 해결과 비용-편익 효과에 따른 구매동기를 유발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B2C 소비자는 자주 제품을 교체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기 때문에 구매 결정이 빠르다. 따라서 구매 동기가 감성과 경험에 기인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마케팅과 영업을 원팀으로 정렬, 조직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가 ‘시장을 모르는 마케팅’, ‘고객 니즈와 무관한 밀어내기 영업’ 식으로 대립해선 안 된다. 이미 마케팅과 영업의 경계는 모호해졌고 ‘스마케팅(Sales & Marketing)’이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마케팅과 영업팀이 잘 조정돼 있을 때 계약 성공률은 38%, 고객 유지율은 36%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떤 조직화 모델을 선택하든 고객을 중심에 두고 마케팅과 영업이 하나의 팀처럼 운영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조수호 퍼포마스 대표 richard@performars.com
정리=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왜 날 떠났나요”…품을 잃은 아이들[히어로콘텐츠/미아①]
- [천광암 칼럼]억대 연봉 ‘주 52시간 제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할 때
- [속보]송영길, 영장심사 출석…‘돈봉투-불법 정치자금’ 혐의
- [단독]“한동훈, 당원-지지자가 원치않으면 국힘입당-비대위장 안한다는 입장”
- 北, 동해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 발사…‘단거리’ 이어 연이틀 도발
- [단독]‘한의대 정원, 의대로 전환’ 오늘 국회 논의… 정부도 긍정 검토
- 하루 4시간 이상 고개를 숙이는 작업 환경에 있다
- “차량도 다닐 수 있어”…이軍, 하마스가 만든 최대 지하땅굴 발견
- 북한 포탄은 왜 불량일 수밖에 없을까[주성하 기자의 서울과 평양사이]
- 복원중인 경복궁 담장에 또 ‘낙서 테러’…하루만에 또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