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늘어나는 딩크족
친구 딸이 얼마 전 결혼했다. 친구는 딸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주변에 결혼을 꼭 해야 하느냐며 부정적인 젊은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양가에서 신혼부부의 전셋집 마련을 위해 1억원씩 보태줬다. 자신들의 노후자금 일부를 떼어준 것이다. 서울 가까운 경기도에 신혼집을 얻으려 해도 몇 억원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혼부부는 그들이 조금 모은 돈에 부모 도움을 받고 은행 대출도 받아 24평짜리 집을 구했다.
맞벌이를 하는 이 신혼부부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단다. 아이를 딱히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양육의 어려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여의치 않고 유치원 등록, 소아과 다니기 등 주변의 경험담을 들으면 아이 낳는 걸 포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부부는 아이보다는 자신들에게 투자하는 게 더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친구는 그런 딸에게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떠밀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맞벌이 무자녀 부부인 ‘딩크족’이 상당히 많다. 신혼부부가 매년 줄어드는데, 결혼했어도 자녀를 낳지 않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신혼부부는 103만2천쌍으로 1년 전보다 6만9천쌍(6.3%) 감소했다. 신혼부부는 혼인신고한 지 5년 이내이며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를 가리킨다.
2015년 147만2천쌍이던 신혼부부는 매년 줄어 지난해 100만쌍 언저리까지 쪼그라들었고, 이런 추세면 올해는 100만쌍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 중 초혼은 81만5천쌍(79.0%), 재혼은 21만4천쌍(20.7%)이었다.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 없는 부부는 46.4%로 전년(45.8%)보다 0.6%포인트 증가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결혼하려면 맞벌이가 필수고, 집을 마련하려면 많은 빚을 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아이를 갖는 꿈은 부담이다. 경제적 이유 외에, 아이를 안 낳는 게 맞벌이부부의 트렌드가 돼가는 것 같다. 청년들의 비혼, 딩크족 증가는 가족의 효용 상실 등 사회 분위기 영향도 크다. 가족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민사회의 인구담론도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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