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장례문화
인간다운 가치 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은 무겁고 어두운 부분을 밝게 변환시키는 방안을 찾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감정의 순화가 필요하다.
장례식장을 둘러보면 분위기가 꽤 다름을 마주하게 된다. 죽음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는 장례식장에서 보이는 장례문화의 차이에서 그치지 않고 죽음 이전인 이 땅에서의 삶에도 매우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장례문화는 장례방법, 장례절차, 장사방법, 장례서비스, 제례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생활의 몇몇 대사(大事)에서도 장례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이젠 장례도 주거환경의 변화와 아울러 효율적이고 격조있게 모시기 위해 장례전문 상조회사 이용이 일반화됐다.
특히 고인에게 생전에 못다 한 효(孝)를 장례식을 통해 정성을 다해 받들고 용서를 빈다는 사고에서 마음과 자세를 가다듬게 됨은 물론 생활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되도록 좋은 장례용품으로 후하게 모신다. 이 같은 한국적 특유의 정서로 선불제 상조기업들이 자산을 조(兆) 단위 대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으나 일부 불합리한 문제도 발생, 근래에는 후불제전문 상조기업 상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장례문화 중에서 고인에 대한 존경심과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하고 위로하는 조문의 최고 가치인 ‘애도와 추모문화’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현장, 즉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종합병원과 장례전문 영안실 몇 곳을 둘러봤다. 빈소는 고인의 죽음을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해 찾아오는 조문객들을 접대하는 엄숙한 자리다. 그러나 일반 조문객들의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애도와 추모는 인사치레 정도가 대부분이다.
참고로 조상(弔喪)과 문상(問喪)은 어떻게 다른지를 밝혀둔다. 고례(古禮)에서는 고인을 생전에 알았으면 고인과 상주에게 문상했다. 반면 고인을 알지 못하고 상주만 알면 빈소에 조상하지 않고 상주에게만 문상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구분 없이 조상과 문상을 함께 한다. 대부분이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혀 의식조차 없다. 현실적으로 고인보다는 상주들에 대한 인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위로 정도이지 애도에 대한 감정은 미약하다. 한편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을 보며 술잔을 나누거나 식사 후에는 간단한 화투 등을 즐기는 자리도 유족들의 고단함을 생각해 사라지고 있다.
고인이 천수를 다한 소위 호상에서는 웃음소리도 듣게 되는데 주위의 다른 조문객들이 이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지도 않을 만큼 조문문화도 변했다.
필자는 조문의 애도와 추모는 유족과 상조업체가 빈소 환경을 어떻게 꾸미는지가 중요함을 살펴본다. 이 문화는 한국상장례문화학회장을 지낸 최고 전문가 교수가 강조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이와 관련, (사)웰다잉문화운동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유언장 작성 등 외에도 조문 때 고인의 발자취를 글과 사진으로 보면서 유족과 슬픔을 함께할 수 있도록 ‘조문보(弔問報)’ 팸플릿을 조문객에게 제공하는 일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가치있는 장례문화로 조문의 취지를 살릴 뿐만 아니라 자손들에게는 교육적으로도 값어치 있는 일이다.
필자는 웰다잉단체협의회와 한국장례문화포럼 창립 회원으로서 애도와 추모의 ‘K-장례문화’ 가치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전하고 있다. 잊혀져가는 동방예의지국 미덕에 대한 행정적 관심과 사회적 인증을 받은 상조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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