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스노보드 월드컵 데뷔전서 우승 환호

국내 선수 첫 하프파이프 정상
완벽한 2차시기로 日 강자에 역전

최가온이 17일 국제스키연맹 스노보드 월드컵 정상에 오른 뒤 자신의 보드를 앞에 두고 월드컵 데뷔전 우승 기념 사진을 남기고 있다. 올댓스포츠 제공

최가온(15·세화여중·사진)이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최가온은 17일 미국 콜로라도주 코퍼마운틴에서 열린 2023∼2024시즌 FIS 스노보드 월드컵 하프파이프 여자부 결선에서 92.75점을 받아 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스노보드 월드컵 정상을 차지한 건 2021년 12월 ‘배추보이’ 이상호(28·넥센윈가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하프파이프 종목에선 최가온이 최초다. 이상호는 알파인 종목에서 우승했다.

최가온은 결선 1차 시기에서 그랩(공중에서 보드를 손으로 잡는 동작)과 착지 불안정으로 감점을 당해 오노 미쓰키(19·일본)에게 4.75점 뒤진 2위(80.00점)를 했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는 720도(공중 두 바퀴)와 900도(두 바퀴 반) 회전 기술을 성공시키며 92.75점을 받아 90.00점을 기록한 오노를 제쳤다. 하프파이프는 반원통형 슬로프를 내려오며 보여주는 공중 연기의 완성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 종목이다. 세 차례 시기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최가온은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우승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 1차 시기 때 오노의 점수를 넘지 못해 ‘2차 시기에는 기술을 더 완벽히 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준우승을 한 오노는 FIS 월드컵 정상에 세 차례 올랐고 2018, 2019년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2020년 스위스 로잔 유스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딴 강자다. 최가온은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올해 1월엔 슈퍼파이프 대회인 X게임에서 ‘천재 보더’ 클로이 김(23·미국)의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새로 쓰는 등 상승세를 탔고 이번 월드컵에선 오노를 넘어섰다.

이날 하프파이프 남자부 결선에서는 이채운(17·수리고)이 80.00점을 받아 2위를 했다. 1위는 91.00점을 기록한 일본의 히라노 아유무(25)가 차지했다. 이채운은 8일 열린 중국 대회 동메달에 이어 월드컵 2회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최가온과 이채운은 다음 달 19일 개막하는 강원 유스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