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IPO]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개선에도 상장 재도전 '멈춤'
홍현성 대표 체제, 친환경·해외 사업 '총력'
올해 매출·영업이익 호조…IPO 준비 '미정'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해 상장을 위해 수요 예측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기업공개(IPO) 계획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해외 매출의 견인으로 실적은 대폭 개선됐지만, 내년에도 증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월 IPO를 철회한 뒤 재도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전년도 경영실적 악화와 건설업황 부진에도 꿋꿋이 IPO를 추진했다. 지난 2021년 회사는 116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0년(3646억 원)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지만, IPO를 추진한 것이다.
실적 부진은 주택경기 악화와 건설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컸다. 증권 업계에서 건설사 실적 악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회사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 예측도 실패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월 총 1600만 주에 따른 공모가 희망 밴드를 5만7900~7만5700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수요 확보에 실패하면서 공모가가 최하단인 5만7900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최하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면 총공모액은 9264억 원, 상장 시가총액은 4조6293억 원에 그치게 되는 상황이었다.
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면 현대건설의 시총을 넘어설 수 있다는 청사진도 나왔으나 실제 공모에선 100대 1 수준의 저조한 경쟁률이 나와 하단 수준의 공모가가 전망됐다. 상장을 통해 보유한 주식을 일반 공모 투자자에게 돌리고 자금을 확보하려 했던 현대차그룹 오너일가의 계획이 예상과 달리 흘러간 것이다. 결국 회사는 이틀간의 수요예측 끝에 IPO 철회를 공시했다.
다만 올해는 해외 매출을 중심으로 회사 전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상태다. 해외수주 실적은 현대엔지니어링이 IPO 철회 후 새롭게 선임한 홍현성 대표이사 체제에서 크게 성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 제고와 상장 재도전 과제를 안고 지난해 3월 취임한 홍 대표는 베트남 PVTEX 폴리에스테르공장 신축 현장 소장 등 해외 사업 현지 업무 역량을 갖췄으며, 플랜트 사업 부문 본부장을 역임한 국내외 플랜트 사업 전문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 9조1654억 원, 영업이익 1704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 49.8%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전체 매출액의 52.4%에 해당하는 4조8026억 원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해외수주액도 크게 뛰어 장기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지난달 말 기준 회사의 해외수주액은 51억4290만 달러(약 6조8000억 원)로 전년 동기 27억1540만 달러(약 3조6000억 원) 대비 두 배가량 올랐다.
이와 함께 최근 건설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환경 및 에너지 사업 확장도 추진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IPO 추진 당시 공모 자금을 △차세대 초소형원자로(SMR)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플라스틱 및 암모니아 활용 청정수소 생산 △폐기물 소각 및 매립 등의 신사업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주가 신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저평가받고 있어 상장을 위해서는 신사업 추진 계획이 필수적이다.
실제 회사는 최근 알칼라인 수전해기기 생산전문업체인 ㈜테크로스와 그린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고, 산업통상자원부 및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 Korea)가 주관하는 '2023년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또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SMR 모델 'i-SMR(innovative SMR·혁신형 소형 원자로)' 개발과제 및 사업화에 참여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향후 IPO 재도전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내년 증시 등을 고려하면 IPO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상장 관련 추가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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