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0억 MLB 입성한 이정후 “헬로, 전 한국서 온 바람의 손자”
샌프란시스코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파크에서 이정후의 입단식을 열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은 “이정후는 KBO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우리는 오랫동안 그의 성장을 지켜봐 왔다”며 “그는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훌륭한 활약을 했고 우리는 이번에 그를 스카우트할 기회를 얻었다”고 이정후를 소개했다.
“헬로 자이언츠, 마이 네임 이즈 이정후(안녕하십니까, 이정후입니다)”라고 영어로 자신을 소개한 이정후는 계속해서 영어로 “나는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다. 나를 영입해준 샌프란시스코 구단주 가족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와 어머니께도 감사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꿈을 이뤄 기쁘다”며 “나는 이곳에 이기기 위해 왔다. 레츠 고 자이언츠”라고 말했다.
이정후의 아버지는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로 불린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다. 이정후의 별명도 자연스럽게 ‘바람의 손자’가 된 이유다. 이종범 전 코치는 아내 정연희 씨와 아들의 입단식에 함께 했다.
그는 이날 자이디 사장으로부터 ‘SF’가 교차한 모자와 유니폼을 전달받았다. 유니폼에는 이정후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달았던 51번이 박혀 있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을 때 “핸섬?(잘생겼느냐)”이라고 묻는 여유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는 역사도 깊고 레전드 선수도 많은 전통 있는 팀”이라며 “그런 팀에서 나를 선택해 주고 뛰게 돼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 팀에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범은 “실패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정후 나이 때 두려움이 없었다”며 “정후도 나랑 똑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종범도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했다.
그러면서 “상대의 신체조건 등에 엄청나게 압도당하겠지만 가진 실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했다.
이종범은 “장기 계약을 했기 때문에 처음 1년은 무조건 적응하는데 투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실력은 둘째 치고 팀에 먼저 다가가서 얘기할 수 있는, 유머러스한 성격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4일 “이정후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62억원)에 계약했다”며 “2027시즌이 끝난 뒤엔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정후의 빅리그 첫 시즌(2024년) 연봉은 700만 달러다. 이후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엔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205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다.
이정후는 이와 관련해 “계약 기간 동안 56만5000 달러를 기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정후는 포스팅(프로야구 선수가 메이저 리그에 진출할 때 하는 비공개 입찰제도)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한국 선수 최대 규모 포스팅 계약은 류현진으로 류현진은 2013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6년간 3600만달러(연평균 6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사례였다.
타자 중에서는 이정후의 절친한 선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한 4년 2800만 달러(연평균 700만 달러) 계약이 최대 규모였다. 연평균 보장액은 김하성이 류현진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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