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총 쏴 중상 입힌 美 초등생, 엄마가 징역 2년 선고받았다

지난 9월 21일 변호사와 함께 미국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교사 총격' 6세 소년의 어머니 데자 테일러(왼쪽).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6세 소년이 교사에 총을 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법원이 소년의 어머니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 항소법원은 교사에게 총격을 가한 6세 소년의 어머니 데자 테일러(26)에 이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혐의는 ‘아동 방치’다.

앞서 테일러의 6세 아들은 지난 1월 6일,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시 리치넥 초등학교에서 1학년 교사 애비게일 주어너(25)에 총격을 가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어너 진술에 따르면 소년은 이날 읽기 수업이 시작되자, 돌연 외투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쐈다. 총알은 주어너 손을 관통한 뒤 가슴 윗부분에 박혔다. 소년이 사용한 권총은 반자동 9㎜로, 소년이 어머니 테일러의 침실 옷장 위에서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주어너는 총상으로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한다.

사건 이후 소년은 기소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기소될 가능성은 작다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6세 아이는 법률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 변호사를 적절하게 선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소년은 증조부인 캘빈 테일러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소년의 어머니가 아동 방치 혐의로 기소됐고, 이번에 항소법원에서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테일러가 부모의 책임을 다했다면 아들이 총을 갖고 학교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다. 앞서 테일러는 지난달 연방법에 의거, 대마초 흡입 및 총기 소지 혐의로 징역 21개월을 선고받았다. 연방법은 불법 약물 사용자가 총기를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일러가 21개월 복역을 마치면, 이번 아동 방치 혐의에 대한 수감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피해 교사 주어너는 이번 재판에서 총격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을 호소했다. 주어너는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슬프게도 내 인생은 다시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주어너는 지난 4월 뉴포트뉴스시 뉴포트뉴스 교육위원회와 당시 교육감 등 교육청 당국자를 상대로 상대로 4천만달러(약 521억 6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교사가 수업 중 총에 맞아 거의 죽을 뻔한 데는 교육당국의 감시 소홀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