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알콜지옥'vs술독에 빠진 유튜브 [Oh!쎈 초점]

[OSEN=선미경 기자] 유튜브는 술독에 빠졌고, 오은영 박사는 ‘금주’를 외쳤다.

유튜브 채널의 음주 토크 콘텐츠가 대세로 가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에서는 ‘금주’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유튜브의 넘쳐나는 ‘술방’ 콘텐츠의 문제가 지적된 만큼 음주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포맷 역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화제의 인물인 오은영 박사가 금주를 외치고 있기에 더욱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 넘쳐나는 ‘술방’ 콘텐츠 속에서 온은영 박사의 외침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요즘 유튜브 채널은 그야말로 음주 토크쇼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보다 위력이 세지면서 신동엽과 유재석 등 톱스타들까지 유튜브에서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 콘텐츠는 음주를 곁들인 토크쇼 포맷으로 통일돼 있다.

음주 토크쇼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가수 이영지가 진행하는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이다. 이영지는 이 콘텐츠로 MZ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만큼 ‘술방’의 인기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기존에 예능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배우와 스포츠 스타들은 물론, 아이돌 스타들의 음주 토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었다.

이후에는 이른바 ‘술방’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가 됐다.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기안84의 ‘술터뷰’, 신동엽의 ‘짠한형’, 조현아의 목요일밤’, 지상렬의 ‘술먹지상렬’, 성시경의 ‘만날텐데’까지 음주가 빠지지 않는다. 포맷도 비슷하다. 술을 먹으면서 지인, 혹은 홍보 이슈의 출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그나마 개그맨 유재석이 진행하는 ‘핑계고’만 술이 빠진 토크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유튜브가 비교적 연령 제한 없이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이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조는 모습, ‘술부심’을 부리는 모습 등이 청소년들에게도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는 것. 아이돌 스타들의 경우 주 팬층이 10대임에도 무분별하게 술방에 출연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음주를 미화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결국 정부에서도 늘고 있는 음주 방송에 대한 문제를 인식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달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을 기존 10개에서 12개 항목으로 늘려 개정했다.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 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고 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라는 항목이었다.

유튜브에서는 음주 토크쇼가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은 가운데, 지상파 방송에서는 ‘국민 멘토’로 불리는 오은영 박사를 내세워 금주 도전에 나섰다. MBC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을 통해서 음주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술 때문에 일상을 잃어버린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최고 음주 서바이벌에 도전하고 있는 것.

‘알콜 지옥’에서 오은영 박사는 중독 치료에 목적을 두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그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건강한 삶으로 가는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음주에 대한 미화가 아닌, 알코올 사용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꾸겠다는 의지. 그러면서도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알코올 중독 치료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었다.

일단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음주’ 관련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기획 의도를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음주와 관련된 내용인 만큼 지나치게 자극적인 에피소드로 기획 의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seon@osen.co.kr

[사진]MBC 제공,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