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안갔으니 회식비 주세요”… M세대 팀장 당황시킨 Z세대 신입
2000년대생, 90년대생과 엄연히 달라
융통성보다 규칙 중시, 오류 최소화에 익숙
공무원 바라지 않고 직장에도 목 안 매
원하는 시간에 일한 만큼만 벌기 원해
단순 세대갈등 아닌 융통성·규칙 격돌
이해보다 무엇이 다른지 먼저 알아야
수도권 소재 IT스타트업에서 인사부문 팀장으로 일하는 92년생 김영현씨는 회식 다음 날 2000년생 신입사원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 처음 팀장을 맡고 나서 ‘젊은 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고 항상 조심하며 퇴근 후 자기계발하느라 회식에 빠지겠다는 신입사원도 쿨하게 보내줬다. 그런데 신입사원은 “인원에 비례해서 팀 회의비가 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일정상 참여하지 못했다고 해서 제 몫으로 배정된 금액까지 팀원들이 쓰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기 몫의 회식비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자 신입사원은 “팀장님, 4페이지니까 2페이지는 팀장님이 하시고, 1페이지씩 저랑 제 동기가 진행하면 좋겠다”면서 “긴급업무인만큼 월급에 비례해서 일을 나눠 진행하면 빨리 처리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M세대)와 1990년 말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Z세대를 묶고 있지만, 이 두 세대의 가장 어린 나이와 가장 많은 나이의 차는 30세에 달한다.
신간 ‘2000년생이 온다’(11%)의 저자는 “MZ세대라는 단어는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무관심한지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90년생이 온다’를 썼던 저자는 두 세대는 엄연히 다르다고 단언하며, 90년대생을 회사의 조직원으로서 소비의 중심으로 보며 열심히 분석했듯 2020년부터 사회에 진입하기 시작한 2000년대생을 알아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바로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에 익숙해져 주장보다는 팩트를 따지고, 전통이나 명분에 집착하기보다는 실리를 택하며,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손해를 보는 것에 민감하다. 디지털 특성에 맞춘 규칙의 세상에 익숙하고, 노력에 상응하지 않은 부당한 보상에 반발하는 등 권리의식이 강하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다.
한국 경제가 압축성장을 하던 과정에 인프라도, 제도도 없었기에 지금의 기성세대가 당시 사회와 조직에 적응하는 데 가장 필요한 능력은 융통성이었던 반면, 많은 2000년대생은 정해진 바를 그대로 지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며 이 규칙 앞에 융통성이나 상식을 거론하는 것은 부당한 잣대라고 생각한다.
10년 전 사회에 진입한 90년대생들은 높은 연봉을 주는 대신 노동 강도가 높은 대기업보다 급여는 적지만 정년이 보장되고 경쟁도 덜한 공무원을 선호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