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푸틴, 무소속으로 5선 대권 노린다… '종신 집권'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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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째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다섯 번째 대선 레이스를 향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차기 대선의 무소속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고 러시아 국영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에도 통합러시아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부각하려는 정치적 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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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 당선은 이미 확실시
2036년까지 초장기 집권 길 열린 셈
24년째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다섯 번째 대선 레이스를 향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무소속 후보'로 16일(현지시간) 공식 추대됐는데, 이는 '초당적 지지'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얻기 위해 부러 노린 것이다. 푸틴 대통령에 맞설 경쟁자가 딱히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2036년까지 종신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됐다.
추대그룹, 무소속 후보로 지지… '초당적 지지' 상징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차기 대선의 무소속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고 러시아 국영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정치인, 배우, 가수, 운동선수 등 저명인사 700여 명으로 이뤄진 추대그룹의 만장일치 지지를 얻은 결과다. 러시아 대통령선거법에 따르면 무소속 후보는 최소 500명 지지자 그룹의 후보로 추천받아야 한다. 정당 소속일 경우도 유권자가 직접 참여하는 경선을 치르지 않고, 그 대신 정당이 후보자를 낸다.
푸틴 대통령은 처음 대선에 도전한 2000년과 2004년, 그리고 2018년에도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도 통합러시아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부각하려는 정치적 술수다. 이미 그의 당선이 기정사실화한 상황인 만큼, "대선은 푸틴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짚었다.
특히 내년 선거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처음 치러지는 대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푸틴 대통령을 향한 러시아 대중의 지지는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의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 그의 지지율은 85%에 달했다. 러시아 정치분석회사인 R. 폴리티크의 설립자 타탸나 스타노바야는 텔레그램에 "푸틴이 전쟁을 선택했고, 전쟁 역시 푸틴을 택했다"고 썼다.
지지율 굳건·정적 제거… "당선은 기정사실"
2020년 헌법까지 고치면서 2036년까지 초장기 집권의 길을 연 푸틴 대통령의 앞을 가로막는 건 없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중 실종된 것으로 지난 11일 알려졌다. 횡령 등 석연찮은 혐의로 징역형을 살던 나발니의 행방이 푸틴 대통령의 출마 선언 무렵, 갑자기 묘연해진 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또 다른 라이벌로 꼽혔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올해 8월 의문의 비행기 사고로 숨졌다.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자진 철군한 지 두 달 만이었는데, 크렘린궁의 암살 작전이었다는 의혹은 지금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옥중 대선 출마를 선언한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 역시 지난 7일, 구금 6개월 연장 조치로 대선 출마는 물 건너가게 됐다.
압바스 갈리아모프 전 러시아 연설비서관은 "(프리고진의 반란 진압을 기점으로) 푸틴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그의 활동이 (우크라이나 침공 전처럼) 하루에 여러 일정을 소화하는 등 눈에 띄게 늘었다"고 미국 ABC방송에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연달아 방문했다. 지난해엔 건너뛰었던 연례 기자회견도 이달 14일 대규모로 다시 개최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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