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표적된 홍해·수에즈 항로…세계 5대 해운사 중 4곳 “이용 중단”
연말 물류 대란 우려 커져
미, 후티 ‘직접 공격’ 검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인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겨냥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이 증가하면서 세계 5대 해운사 가운데 4곳이 홍해 항해 이용 중단을 선언했다. 세계 물류 수송에 차질이 빚어져 물류대란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세계 최대 해운사인 스위스 MSC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로 이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라이베리아 국적의 MSC 팔라티움3호 선박이 홍해 남쪽 예멘 연안에서 드론 공격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보다 앞서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글로벌 해운기업 머스크와 세계 5위이자 독일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인 하파그로이드도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 3위 해운사인 프랑스의 CMA도 성명을 통해 이 지역의 모든 컨테이너 선박에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즉시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하여 (홍해) 항해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자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여러 차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 처음에는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에 보복하겠다고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스라엘과 아무 관련 없는 모든 민간 선박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세계 주요 해운사들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 항로 이용을 중단함에 따라 연말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에즈 운하와 홍해는 세계 해상 컨테이너의 약 30%, 전체 상품 무역량의 12%가 지나는 곳이다. 수에즈를 피하고 희망봉을 돌 경우 이동 거리가 최대 9000㎞ 더 늘어나기 때문에 물류 비용 부담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미 정부 당국자들이 해상 무역 안전을 위해 후티 반군의 군사 시설을 직접 공격할지를 저울질 중이라고 미 매체 세마포르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이 후티를 직접 공격한다면 이는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다만 후티를 공격할 경우 ‘저항의 축’을 자처하는 연대 무장세력들이 동시다발적 보복에 나설 수 있어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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