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00여명 ‘창당 만류’ 서명…이낙연 고립되나
외부 세력과 연대 입지 축소
“이재명 나서서 상황 정리를”
더불어민주당 의원 100여명이 이낙연 전 대표(사진)의 창당을 만류하는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앞서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지난 15일 이 전 대표 신당 창당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외부 세력과의 연대도 쉽지 않은 상태다.
강득구·강준현·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부터 ‘이낙연 전 대표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이란 제목의 글에 당내 의원들의 연서명을 받고 있는데 이날 오후 9시 기준 1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득구 의원은 통화에서 “(참여한 의원이)100명이 넘으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소문은 “지난 대선, 우리는 0.73%포인트라는 작은 차이로 패배했다. 비록 작은 차이지만 그 후과로 경제 폭망과 민주주의 후퇴가 찾아왔다”며 “우리는 이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 어느 때보다 단결의 정치가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 전 대표의 창당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전해철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대표님께서 당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민주당 안에서 역할을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더 이상 신당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김민석 의원은 이날도 SNS에 “사쿠라 반란을 민주당 혁신으로 극복하고 검찰독재 종식의 4월 본선에 승리하여 찬란한 서울의 봄, 민주의 봄을 맞이하자”고 했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 창당을 ‘사쿠라 노선’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커지는 당내 반발은 이 전 대표의 활동 반경을 줄이고 있다.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나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과의 연대도 어렵게 되고 있다. 내부에서 힘을 못 받으면 이준석 전 대표 등 중도·보수 세력과의 연합 동력도 떨어질 수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 창당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이 전 대표의 직접적 의사 표현은 전해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나서 분열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분열) 책임은 결국 이재명 대표에게 있다. 이게 다 이 대표 잘못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수습할 책임이 당대표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SNS에 당 지도부를 향해 “말로만 통합을 말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을 해야 한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을 만나야 한다. 마음이 떠난 듯 보이는 이낙연 전 대표도 찾아가 만나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가칭 통합위원회를 구성하면 어떻겠냐”며 “꼭 통합위원회 구성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길이 최선인지 토론이라도 하자”고 말했다.
박순봉·탁지영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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