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홍해서 상선 무차별 공격… 글로벌 물류시장 타격

서필웅 2023. 12. 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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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서 하마스 편에 선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인근 홍해를 지나는 민간 상선을 무차별 공격하며 세계 물류 시장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최근 잇따른 공격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교역로인 수에즈운하∼홍해 최단 경로 대신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항로를 택한 글로벌 선사가 속출하면서 국제 물류 시간·비용 상승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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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마스戰에 무역길 막히나
전쟁 발발 후 하마스 공개 지지
이 연관 선박 안 가리고 운항 막자
美·英, 후티가 쏜 드론 15대 격추
해운사들 ‘희망봉’ 항로로 우회
운행 시간 기존比 50%나 증가
머스크 등 업계 운임 인상 추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서 하마스 편에 선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인근 홍해를 지나는 민간 상선을 무차별 공격하며 세계 물류 시장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최근 잇따른 공격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교역로인 수에즈운하∼홍해 최단 경로 대신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항로를 택한 글로벌 선사가 속출하면서 국제 물류 시간·비용 상승이 우려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린다호'의 모습.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이날 홍해 입구인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스트린다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스트린다호 운영사 루드비히 모윈켈스 레데리 제공
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16일(현지시간) 홍해에서 후티가 발사한 드론 14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영국 구축함 HMS 다이아몬드도 상선을 겨냥한 드론 한 대를 격추했다고 AP통신은 이날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의 한 축으로 지난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관련 민간 선박을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개전 초기에는 이스라엘 기업이 소유하거나 투자한 해운사 선박에만 공격을 가했지만 지난 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구호물자 반입을 허용할 때까지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막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고, 실제 이틀 뒤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스트란다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문제는 홍해가 글로벌 무역의 핵심 교역로라는 점이다. 홍해는 이집트의 수에즈운하와 이어져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담당한다.
홍해가 위험천만한 해역으로 변하며 이 지역을 지나는 항로를 포기하는 해운사까지 등장했다. 세계 2위의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가 지난 15일 홍해를 통한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것. 하루 전 소속 선박인 ‘머스크 지브롤터’ 등이 후티 반군에 공격받은 데 따른 조치다. 세계 1위 해운사 MSC 역시 수에즈 운하로 운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독일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도 이 항로 이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 기업은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지나는 루트를 선택했다. 홍해 항로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운행 시간이 최대 50% 가까이 늘어난다. 이는 국제 물류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티의 직접적인 공격 이전에도 머스크는 중동 전쟁의 위험을 고려해 컨테이너 하나당 50∼100달러(6만5000∼13만원)의 위험 할증료를 매기겠다고 밝혔고, 다른 업체들도 화물 운임 인상을 추진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홍해를 통한 운항이 아예 중단되는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국제 무역 흐름 전체에서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하마스 소탕을 위한 이스라엘 전투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두었던 미국이 후티를 직접 공격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미국 온라인매체 세마포르가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후티를 직접 공격할 경우 이란을 자극하는 등 확전 우려가 있어 실행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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