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투자’해서 부자되기 어려워” 금수저·자수성가형 부자가 과반 넘었다[KB한국부자보고서]
투자로 부자된 비중, 10년 새 54%에서 37%로 줄어
일반사무직인 자수성가형 부자는 7%…대부분은 사업가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차곡차곡 월급을 모으고, 이를 투자해 부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상속 및 증여를 통해 부자가 된 ‘금수저형’ 부자와 높은 수준의 근로·사업소득을 통해 부자가 된 ‘자수성가형’ 부자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금융투자를 통해 부자가 된 사례는 크게 줄어들었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 한국 부자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로 분류된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별 면접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부의 원천인 부자를 ‘자수성가형’, 상속·증여로 받은 자산이 부의 원천인 부자를 ‘금수저형’으로 정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체 부자의 13.7%를 차지했던 금수저형 부자는 2023년 20%로 6.3%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자수성가형 부자의 경우 32.3%에서 42.3%로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투자나 금융투자 이익이 부의 원천인 부자는 54%에서 37.7%로 16.3%포인트 줄었다.
이로써 금수저형·자수성가형 부자의 비중은 2011년 46%에서 2023년 62.3%로 확대됐다. 애초에 종잣돈 마련 수단에서 여유가 있지 않은 한,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한동안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며, 높은 수준의 부를 축적한 고자산가가 아닐 경우, 투자보다 소득 창출 능력, 또는 상속·증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새로운 부자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금수저형·자수성가형 부자는 유형별로 많은 차이를 보였다. 우선 자수성가형의 30·40대 비중은 22.5%로 금수저형(36.3%)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적었다. 특히 30대부터 부자에 진입한 경우는 금수저형이 15%로 자수성가형(3.6%)에 비해 5배 정도 높았다.
이는 직업과도 연결된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사업체운영’의 비중은 금수저형(47.5%)이 자수성가형(66.9%)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고소득이 많은 전문직이 아닌 ‘사무근로직’에 속하는 부자의 비중은 금수저형(18.8%)이 자수성가형(7.1%)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자수성가형 중 대다수가 사업을 통해 부자 반열에 올랐으며, 일반 사무근로직을 통해 부자가 된 사례는 100명 중 7명 수준에 불과했다.
자수성가형이 꼽은 부자가 되기 위한 종잣돈의 규모는 평균 7억원으로 자수성가형 부자(8억7000만원)에 비해 낮았다. 종잣돈 마련 연령 또한 자수성가형(42세)이 금수저형(40세)보다 높았다. 이는 금수저형이 20·30대에 종잣돈을 물려받은 비중(43.8%)이 같은 나이에 종잣돈을 모은 자수성가형(32.5%)보다 높게 나타난 영향이다.
투자 성향에서도 차이가 벌어졌다. 자수성가형의 경우 적극투자형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비중(23.1%)이 금수저형(18.8%)에 비해 높았다. 보고서는 스스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사업체운영’에 뛰어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안정추구형 비중은 금수저형(45%)이 자수성가형(33.1%)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위험을 추구하는 자수성가형은 주식, 안정성을 추구하는 금수저형은 예적금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유형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금수저형은 예적금에 투자한 비중(27.9%)이 자수성가형(23.4%)에 비해 컸다. 반면 자수성가형 중 주식에 투자한 비중(17.4%)은 금수저형(15.7%)보다 많았다.
아울러 자수성가형은 자산관리 분야 중 국내 부동산과 금융상품 투자에, 금수저형은 세무나 은퇴·노후 상담에 관심이 컸다. 자수성가형은 세 가지 주 관심사로 ▷국내 부동산투자(29%) ▷국내 금융투자(25.4%) ▷경제동향 정보 20.1% 등을 꼽았다. 금수저형 또한 ▷국내 금융투자(26.3%) ▷국내 부동산투자 22.5% 등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세무상담을 꼽은 비중이 22.5%로 자수성가형(14.8%)에 비해 크게 높았다.
보고서는 “자수성가형의 경우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사업체를 통해 관리하며 세무 문제를 해결하지만, 전문직이나 사무근로직이 많은 금수저형의 경우 발생하는 자산 수익에 대한 세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문직이나 사무근로직이 많은 금수저형의 경우 은퇴·노후 상담에 대한 관심사(17.5%)가 자수성가형(10.1%)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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