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까지...' 韓 사랑했던 전 외국인 투수 '우승 축제' 깜짝 등장, 왜 LG 팬들은 그토록 열광했을까
지난 2일이었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LG 트윈스의 2023 러브 기빙 페스티벌 위드 챔피언십 행사가 열렸다. 2023시즌 통합 우승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염경엽 LG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LG 팬들이 한 데 모여 축제의 장을 즐겼다.
선수단이 입장한 뒤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의 영상 메시지가 나왔다. 케이시 켈리와 오스틴 딘의 인사가 무대 중앙 화면을 통해 LG 팬들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다음 선수가 화면에 등장하자 갑자기 LG 팬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바로 과거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던 '꽃미남' 타일러 윌슨이었다.
그의 아름다운 외모는 여전했다. 윌슨은 "안녕하세요. 타일러 윌슨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올해 러브 기빙 페스티벌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모든 LG 트윈스 팬 여러분들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LG 트윈스 경기를 정말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열렬한 LG 트윈스 팬으로 지냈다. LG 트윈스가 걸어온 모든 과정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면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윌슨은 "올해 우리 LG 트윈스 형제들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순간을 지켜봤다. 진심으로 자랑스러웠다. 너무나 기뻐서 제 LG 트윈스 유니폼과 모자를 쓰면서, LG 트윈스가 우승을 차지해 얼마나 기쁜지 모두에게 보여줬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끝으로 그는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LG 트윈스의 일원이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평생 그런 마음을 간직할 것이다.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 모두를 만났으면 좋겠다. 2024년에도 한 번 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길 기원한다. 잠실에 계신 팬 여러분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란다. 사랑합니다. 제 마음속에는 항상 LG 트윈스가 자리할 것이다. 저는 여기 미국에서 LG 트윈스를 응원하겠다"고 인사했다.
윌슨의 인사말에서 LG 트윈스와 LG 팬들을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풍겨 나왔다. 윌슨은 2018시즌 LG 트윈스에 입단, 2020시즌까지 3년간 KBO 리그 무대를 누볐다. 총 81경기에 등판해 33승 19패 평균자책점 3.40으로 활약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완투승과 완봉승도 각 1차례 성공. 499⅔이닝 동안 490피안타(31피홈런) 118볼넷 395탈삼진 221실점(189자책)의 성적을 올렸다.
실력으로 LG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가 LG 팬들에게 특별했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때는 광복절. 지난 2020년 8월 15일이었다. 당시 윌슨은 창원 NC전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게 하나 있었으니 바로 그의 양말에 그려진 태극기였다.
윌슨은 매 경기 태극기가 그려진 양말을 신고 뛴 이방인이었다. 거기에 윌슨은 광복절의 의미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광복절에 뛸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이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동료들, 그리고 팬들을 생각해서 (태극기 양말을 신고 뛰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과 저희한테 정말 감사한 날"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자신이 뛰고 있는 리그의 국가를 존중하며 예우의 뜻을 표했던 윌슨은 그래서 더욱 LG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야구장에서는 몸을 내던지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고, 야구장 밖에서는 늘 따뜻한 자세로 팬들을 대했다. 물론 잘생긴 외모와 매너는 덤이었다. 그가 팀을 떠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윌슨은 여전히 LG 트윈스와 팬들을, LG 팬들 역시 윌슨을 늘 잊지 않고 있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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