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vs차은우vs로운, 비주얼 서사 길 잃었나 [Oh!쎈 초점]
[OSEN=선미경 기자] 비주얼이 서사로 통하는 배우들의 활약도 이젠 옛말이 됐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완벽한 비주얼로 장르를 초월해 ‘보는 재미’를 선사했었던 때를 지나, 이젠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다만 비주얼로만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또래의 세 주연 배우가 주인공들이다. 20대 중후반, 요즘 안방극장 주인공 자리를 꿰차고 있는 차은우, 송강, 그리고 로운이다.
# 2% 못 넘는 차은우
그룹 아스트로 멤버인 차은우는 이미 여러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연기자로 성공적인 행보를 더해가고 있다. 데뷔 당시부터 완벽한 비주얼로 주목받았고, 곧 연기 활동을 시작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차은우는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과 ‘여신강림’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아 극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아일랜드’에서는 제법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극본 백인아, 연출 김대웅)는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인기 웹툰 원작의 판타지 로맨스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데 최고 시청률은 지난 10월 11일 방송됐던 2회의 2.8%(이하 닐스코리아 기준)가 고작이다. 그나마도 이후엔 2%의 시청률도 유지하지 못하고 1% 후반대로 부진하다. 비주얼로만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하지 않았던 듯 하다.
‘오늘도 사랑스럽개’의 낮은 시청률은 편성 이슈도 있었다. 첫 방송에서 2회를 연속 방송한 후, 주 1회 편성했고 특히 3회 방송 이후엔 가을 야구 생중계로 두 차례 결방되기도 했다. 이후 5~6회를 다시 연속 방송하긴 했지만 이미 이탈된 시청자들을 잡기는 힘들었다.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싱크로율 100%의 편성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좀처럼 힘들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차은우다.
# 송강, 판타지 로맨스로 화제성은 잡았다.
송강은 비주얼과 잘 어울리는 판타지 로맨스로 기대를 모았다. SBS 금토드라마 ‘마이 데몬’(극본 최아일, 연출 김장한 권다솜)을 통해 김유정과 로코 호흡을 맞추며 흥미를 높였다. 악마와 재벌 상속녀의 계약 결혼이라는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설정이지만, 방송 전부터 송강의 비주얼로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작품이다.
하지만 뚜껑을 연 ‘마이 데몬’은 시청률 면에서는 성공했다고 볼 순 없다. 지난 달 24일 첫 방송에서 4.5%를 기록한 후, 8회 4.7%가 현재까지 최고 시청률이다. ‘오늘도 사랑스럽개’에 비교하면 두 배의 시청률이지만, 경쟁작인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 연출 박상훈)이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서사와 어울리는 비주얼로 완벽 캐스팅을 예고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였다.
그렇지만 송강의 ‘마이 데몬’은 분명 시청률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 시청률에서는 경쟁작에 밀렸지만, 송강과 김유정이 나란히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1위, 2위에 올랐다. OTT를 이용해 드라마를 소비하는 사례가 많아진 만큼, 어느 정도 성공적인 행보였다.
# 로운, 한 방 없는 아쉬움
그룹 SF9 출신 로운은 일찌감치 주연 배우로 자리 잡은 ‘연기돌’이다. 드라마 ‘여우각시별’에서 눈도장을 찍었고,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연모’, ‘내일’, ‘이 연애는 불가항력’, 그리고 ‘혼례대첩’까지 연이어 주인공을 맡아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했다. 물론 모든 작품이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사극에 도전했던 ‘연모’로 좋은 평가를 받고 인기도 얻었다.
그런 로운의 또 다른 사극은 KBS 2TV 월화드라마 ‘혼례대첩’(극본 하수진, 연출 황승기 김수진)이다. ‘혼례대첩’은 지난 10월 첫 회에서 4.5%의 시청률을 기록한 후 꾸준히 3~4%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 일단 월화극 1위라고 하지만 선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잠잠한 반응이다.
로운은 아이돌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주연 배우로 자리 잡았다. 연기력에 대한 평가도 나쁘진 않다. 그렇지만 최근 작품들에서 성적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혼례대첩’의 바로 전작이었던 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극본 노지설, 연출 남기훈)도 최고 시청률이 3.1%였다. 주연 배우로서는 연이어 아쉬운 성적이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KBS⋅MBC⋅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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