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기술 혁신형 기업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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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강(Devil River)'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다윈의 바다(Darwinian Sea)'.
기술을 기본으로 한 기업들이 연구개발에서 사업화 성공까지 넘어야 하는 장벽들을 일컫는 말들이다.
먼저 기술혁신형 기업들이 실험실 연구 결과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엄선, 혁신제품으로 지정하고 공공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뚫고 우리 기업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공공조달과 정책금융이 기술혁신형 기업들의 튼튼한 날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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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수십명의 벤처투자자(VC)가 운집한 KDB산업은행 본점 IR센터. 공공조달시장의 창업·벤처기업을 위한 투자설명회(IR)가 있었다. 벤처투자자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고, 기업에는 투자자금이 걸린 행사이다 보니 현장에는 뜨거운 열기와 긴장감이 감돌았다. 조달청과 산업은행이 공동 기획한 'KDB넥스트라운드 조달청 스페셜데이'의 모습이다. 최근 조달청은 기업 성장을 위해 공공판로 지원에 더해 정책금융기관과 손잡고 금융 및 투자자금 지원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달청은 연간 200조원에 달하는 공공조달이 중소기업의 전략적 판로가 되도록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조달제도를 운영한다. 먼저 기술혁신형 기업들이 실험실 연구 결과를 활용해 만든 제품을 엄선, 혁신제품으로 지정하고 공공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판매실적이나 인증이 없는 스타트업 제품도 공공에 판매할 수 있도록 '벤처나라' 플랫폼을 제공한다. '벤처나라'에서 실적과 인지도를 쌓으면 사무용품에서 건설자재까지 1000여종의 상용품이 거래되는 20조원 규모의 다수공급자계약으로 진출한다. 월등한 기술 발전을 이룬 기업이라면 프리미엄급으로 인정받는 우수조달물품 시장에 진출해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경제 상황에서는 공공판로 지원만으로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약속하기는 부족하다. 최근 많은 기업이 원자재 가격 인상과 생산비 증가, 대출이자 부담 가중 등 복합적 경영애로를 겪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율이 통계 집계 이래 최대인 42%에 달했다고 한다. 제품을 팔아도 여윳돈이 생기지 않아 기술개발 여력을 좀처럼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때 공공조달과 정책금융이 힘을 합친다면 기술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확실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공공조달시장의 창업·벤처기업과 기술기업들이 벤처투자자와 성공적으로 연결된다면 투자유치와 공공판로 확대라는 날개를 얻게 되는 것이다.
조달청은 이러한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기술보증기금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책금융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지금까지 조달기업이 홀로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렸다면 이제는 공공조달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청이 추천하는 기술혁신형 기업은 대출이나 보증 우대가 자동 적용될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KDB 넥스트라운드 조달청 스페셜데이'와 같은 조달기업을 위한 투자설명회를 정례화해 투자유치를 열망하는 우수 조달기업과 유망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만남의 장도 지속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모나리자의 모호성'에 빗댄 바 있다. 올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68억달러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우리 경제는 반등 신호를 보이지만 고금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뚫고 우리 기업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공공조달과 정책금융이 기술혁신형 기업들의 튼튼한 날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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