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합주 대결도 완패…트럼프에 계속 밀린다 [글로벌 리포트]

홍창기 2023. 12. 1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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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대선 여론조사 우위..전국 497개 조사 평균 지지율 트럼프 43.7% 바이든 41.8%
바이든, 나이·이슈 모두 밀려.. 인플레 등 현지 경제 불안 팽배
사법리스크에도 트럼프 '거뜬'.. 81세-77세 고령 후보 재대결에 '美 민주주의 타락' 자성론 나
바이든, 경합주 대결도 완패…트럼프에 계속 밀린다 [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계속 승리하면서 바이든과 그의 백악관, 민주당의 표정이 굳어져가고 있다. 특히 조지아주와 미시간주 등 경합주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에게 계속 패배하고 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 양상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미국 내부에서 "미국의 민주주의가 땅에 떨어졌다"는 자성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번번이 뒤지는 바이든

16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과 주요 언론사들이 손을 잡고 실시한 지지율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현 대통령을 매번 앞서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미국 전국 단위에서 실시된 총 497개 여론 조사의 평균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의 평균 지지율은 41.8%에 불과했다. 반대로 트럼프의 평균 지지율은 바이든 보다 1.9%p 높은 43.7%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겨줬던 경합주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밀리고 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역대 대선에서 매번 경합을 벌였던 조지아주와 미시간주에서 11월 29∼12월 7일 각각 1000명 이상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전화와 온라인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트럼프가 두 곳 모두 바이든을 이겼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50.62% 대 47.84% 득표율로 이겼던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50%였다. 바이든을 찍겠다는 응답은 40%였다. 이는 오차범위(±3.4%p)를 넘는 격차다.

지난 2020년 근소한 차이(49.51% 대 49.25%)로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던 조지아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9%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률 44%을 앞선 것인데 역시 오차 범위 이내(±3.3%p)를 넘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10월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6개 경합주 3662명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가상대결에서도 트럼프가 바이든을 48% 대 44%로 앞섰다. 총 6개의 경합주 가운데 트럼프가 5개주에서 바이든에 우세했다.

■트럼프, 인플레이션 등 경제 이슈로 미국민 사로잡아

바이든과 백악관은 트럼프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신경쓰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에 대한 미국민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하지만 경합지역의 중심으로 한 대선 결과를 좌우할 곳에서 트럼프가 우위를 점하면서 바이든의 위기는 더 커져가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범죄, 미국 남부 국경 등 미국민들이 관심있는 주요 이슈에서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는 바이든의 실정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안감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근무하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최고 고문으로 일했던 마크 쇼트는 "누가 경제를 더 잘 처리했는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면 트럼프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사법리스크가 오히려 트럼프를 띄워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20년 넘게 선거 예측을 연구한 쉘든 제이콥슨 일리노이대 교수는 더힐에 "트럼프는 수많은 법적 문제를 안고 있고 이런 문제가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에 계속 보도되며서 미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사법적 리스크에도 미국민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어 바이든 캠프의 네거티브 전략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령의 정치인에게 의존, 미국 민주주의 타락 자조도 나와

미국내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 양상에 대한 비판은 그 어느때 보다 크다. 미국의 민주주의와 정치가 고령자인 두 사람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을 만큼 타락했다는 자조가 그것이다.

1942년 생인 바이든은 올해 81세로 대통령으로 당선돼 2024년에 취임하면 83세다. 트럼프 역시 1946년생으로 올해 77세다. 만약 그가 당선돼 2024년에 대통령으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취임 나이 79세로 바이든을 제치고 미국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미국 정치 평론가 케빈 윌리엄슨은 WSJ에 "지난 2020년에 재선 도전에 실패하자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던 트럼프와 바이든이 맞붙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2024년 대선은 끔찍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 이뤄진다면 미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것은 미국민들이 자초한 상황이다"고 쓴소리를 했다.

제이콥슨 일리노이대 교수는 "바이든과 민주당이 직면 한 가장 큰 문제는 바이든의 고연령이다"라면서 "바이든이 재선에 또 다른 걸림돌은 고령과 건강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에 대한 지지는 바이든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로 봐야할 것"이라면서 "부동층 유권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을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만큼 대선까지, 그리고 대선 과정에서 이것이 어떻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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